“재판매 금지는 소비자 권리 침해” 나이키·샤넬 등 시정

반기웅 기자 2023. 11. 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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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해당 약관 ‘불공정’ 판단
고객 상품평 등 무단 사용도 지적
나이키의 모바일 앱에 소개된 신상품 운동화. 나이키 앱 화면 캡처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후 되파는 리셀(재판매)을 금지한 일부 브랜드의 약관은 소비자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9일 공정위는 나이키·샤넬·에르메스 등 3개 유명 브랜드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주요 시정 대상은 재판매 금지 조항과 저작권 침해 조항, 사업자 면책 조항 등이다.

문제가 된 조항을 보면 나이키와 샤넬은 이용약관에 고객이 재판매 목적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 계약 취소와 회원자격 박탈을 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었다.

예컨대 나이키는 “귀하가 리셀러이거나 귀하의 주문이 재판매 목적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당사가 믿는 경우 당사는 판매 및 주문을 제한, 거절 또는 거부하거나 계약을 취소할 권한을 보유”한다고 명시했다. 샤넬은 “기타 구매패턴상 재판매 목적이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경우 회원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구매자는 자신의 물건을 계속 보유할지 중고거래 등을 통해 처분할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는바, 구매 이후 제3자와의 계약을 무조건 제한하는 조항은 약관법상 문제가 있다”며 “‘재판매 목적’의 구매인지 여부를 ‘사업자의 판단’에 의하도록 해 자의적으로 적용될 소지가 있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고객 상품평 등 소비자가 작성한 콘텐츠를 사업자가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문제가 됐다. 나이키와 샤넬은 사업자가 회원 동의 없이 회원의 게시물을 수정 등 편집할 수 있게 하거나, 사업자에게 회원의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수정·2차 라이선스 배포·양도 등)를 부여하고 모든 권리를 배타적·영구적으로 주는 조항을 약관에 넣었다.

이 밖에도 사업자의 귀책 사유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자의 책임을 배제하도록 한 조항도 시정됐다. 공정위는 또 고객의 주문 취소 불가 조항,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손해로 제한하는 조항 등을 적발해 시정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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