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N 페스티벌,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에 경기용 타이어 변경

현대 N 페스티벌 사진 현대차그룹

2023 현대 N 페스티벌 공식 일정이 공개됐다. 현대 N 페스티벌은 국내 최대의 원메이크 레이스 대회로,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경기하는 모터스포츠 축제다. 여기서 원메이크 레이스란 대회 참가자들이 모두 같은 차를 타고 경쟁하는 레이싱 경기를 의미하며, 레이싱카의 개조 및 변경 사양의 폭을 최소한으로 줄여 순수한 운전 실력을 겨루는 데 의의를 둔다.

이러한 방식의 경기는 대부분 튜닝에 제한을 두기 때문에 선수들의 기량이 100% 발휘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참가에 필요한 비용이 줄어들어 더 많은 이들의 대회 참가율을 높일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현대 N 페스티벌 대회는 아반떼 N컵(N1), 벨로스턴 N컵(N2), 아반떼 N라인 컵(N3) 3개의 스프린트 레이스와 아반떼 N, 벨로스터 N, 아반떼 N 라인 등 세 개의 타임트라이얼 종목을 별도로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N1이라 불리는 아반떼 N컵은 N 페스티벌의 최상위 클래스이자 메인 경기로, 프로 레이서를 비롯해 본격적으로 모터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선수로 참가하고 있다.

올해 대회는 본래 4월 8일부터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개막전을 치르기로 돼 있었지만, 지난 3월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로 인해 레이싱 타이어 공급 차질이 생기게 되면서 급히 시즌 일정을 수정하게 됐다.

N 페스티벌 일정 사진 현대차그룹

이에 N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개막전 예정이었던 4월 8일과 9일을 공식 연습일로 변경해 8일 하루만 진행하기로 했으며, 4월 29일부터 30일 치러지기로 한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진행되는 일정을 개막전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6월 24일과 25일 예정된 3라운드는 2라운드로, 이후 차수도 한 라운드씩 당겨지게 된다.

갑작스럽게 변경된 것은 일정뿐만이 아니다. 먼저 2전, 4전, 6전으로 예정되어 있던 아반떼 N컵(N1) 더블라운드는 2전, 4전, 5전으로 변경됐다. 타이어도 생산 차질로 인한 공급 문제로 오피셜 타이어로 쓰이던 한국타이어 벤투스 RS-4 대신 타사의 타이어로 변경됐다. 먼저 벨로스터 N컵(N2), 아반떼 N라인 컵(N3)과 아반떼 N, 벨로스터 N, 아반떼 N 라인 타임트라이얼 종목은 타이어가 넥센의 엔페라 SUR4G로 변경된다.

넥센 엔페라 SUR4G 타이어 사진 넥센

규격은 아반떼 N라인 컵, 트라리얼 종목만 225/40/18, 나머지는 235/40/18 타이어를 사용한다. 아반떼 N컵은 금호타이어의 245/45/18 규격 슬릭타이어로 교체됐다. 레이스에 나가는 선수들 입장에선 비상이 걸렸다. 일정이야 어떻게든 조정할 수 있지만, 한 번 바뀐 타이어는 그 브랜드 제품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자의 경우 타이어 하나 바뀌었는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냐고 물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타이어는 일상 주행에서 바람이 빠지거나 펑크만 안 나면 크게 신경 쓸 일 없는 흔한 부품이니까. 하지만 모터스포츠에서의 타이어는 자동차와 지면이 유일하게 접촉하는 기록 단축 여지가 가장 큰 부품이며, 전체적인 경기의 운영을 좌우할 수도 있다.

또한, 경주용 그 제품군 내에서도 브랜드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다. 실제 선수들도 경기 중 지속적으로 타이어의 접지력과 타이어에 열이 오르는 속도, 반응성 및 내구성을 체크하며, 이에 따라 경기 운영 전략을 세운다. 이런 상황에 시즌 개막 한 달 전 변경된 사안이니 선수들 입장에선 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변경된 타이어들은 과연 한국타이어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을까? 이에 N 페스티벌 참가자들에게 바뀐 타이어에 대한 평을 물어봤다. 이에 N1컵에 대해서는 답변을 듣지 못했지만, 벨로스턴 N컵 및 타임트라이얼에 참가하는 이들에게서 대부분 RS-4에 밀리지 않고 괜찮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넥센의 레이싱 타이어는 SUR4G의 전신인 N9000과 SUR4 시절, 무른 타이어 강도와 부족한 내구성으로 혹평을 받았던 전적이 있었는데, 현재는 과거의 단점을 모두 개선한 듯하다, 벨로스터 N컵에 참가하는 한 팀의 관계자는 선수 기록도 RS-4 시절과 거의 동일하게 나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넥센 측에서도 SUR4G가 이전 제품인 SUR4보다 그립력이 5%, 내마모성이 2%, 조종 응답성 및 코너링 밸런스 성능이 5% 향상됐다고 밝힌 바 있으니, 향후 경기 운영에 따라 타이어의 평가가 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반응이 좋다고 보는 게 맞겠다.

생각보다 위기를 잘 대처했으니, 이제는 성공적인 개막과 함께 다치는 이 없이 불꽃 튀는 경쟁을 할 일만 남았다. 한 차례 악재를 이겨내서일까. 이번 N컵은 작년보다 더 재밌을 것 같단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