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손 안잡은 최태원 차녀 결혼식, '장미 놓인 빈 테이블' 무슨 의미?

중국계 미국인과 결혼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민정씨가 결혼식에서 실종·전사한 용사를 기렸다.

14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민정씨는 전날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씨와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이웃 주민으로 만나 군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급격하게 가까워졌다. 민정씨는 재벌가 자녀의 일반적인 행보를 거부하고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군 생활을 했다. 황씨는 미 해병대 장교, 주한미군 등으로 복무한 경력이 있다.

결혼식에선 미국 전통 의식을 살린 '실종자 테이블'이 등장했다. 아무도 앉지 않은 테이블로 실종·전사한 군인을 기리는 자리였다. 하얀 테이블에 장미와 레몬 한 조각, 촛불 등이 놓여 있었다. 장미는 군인의 피를, 레몬 한 조각은 쓰라린 운명을 상징한다.

결혼식에 앞서서는 한미 전우를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예식엔 이혼 소송 중인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나란히 혼주석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연신 밝은 표정으로 하객들을 맞았다고 한다.

주례 없이 진행된 예식에 신랑, 신부는 차례로 입장했다. 민정씨는 최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혼자 식장에 들어섰다.

결혼식에는 신랑·신부 친구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도 신랑, 신부 지인이 나란히 맡아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식을 진행했다.

재계 오너들도 총출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결혼식을 찾았다.

황씨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한 인재다. 지금은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데 조만간 다시 현역으로 군에 들어가 미군 특수부대에서 근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미국에 신혼살림을 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