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800번 물려 코·입술 잃은 美 여성…개주인은 “평소 문제없었다”

박선민 기자 2023. 3. 1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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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개 물림 사고 당하기 전과 후의 재클린 듀런드(24) 모습. /인스타그램

미국에서 개에게 800번이나 얼굴을 물려 크게 다친 여성이 재건 수술 후 근황을 공개했다. 이 여성은 개 주인과 소송을 진행 중인데, 주인은 “개들에 평소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 시각) CBS 방송 등에 따르면 재클린 듀런드(24)는 22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2021년 12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에슐리 비숍, 저스틴 비숍 부부가 기르는 개 2마리를 돌봐주러 갔다가 800번 이상 얼굴을 물린 것이다. 견종은 각각 복서·핏불테리어 믹스와 셰퍼드였다. 모두 공격성이 큰 종으로 알려져 있다. 공격은 약 30분간 이어졌으며, 듀런드는 코와 입술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당시 개들이 너무 흥분한 상태여서 경찰이 구조하는 데도 37분이 소요됐다고 한다.

병원 도착 당시 듀런드는 30%에 달하는 혈액이 빠져나갔을 정도로 출혈이 심했다고 한다. 장장 7시간 동안 대수술을 받았다. 일주일간 혼수상태에 있다가 겨우 깨어났고, 60일간이나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18번의 재건수술을 받았다. 엉덩이, 이마, 허벅지 등의 피부를 얼굴에 이식한 것이다.

얼굴에 수술 자국이 한가득 남고, 코와 입은 일그러졌지만 듀런드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여기에는 남자친구의 지지와 응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듀런드는 “남자친구가 괴물처럼 변한 얼굴을 보면서도 여전히 예쁘다고 한다”며 “완전히 회복하려면 멀었지만 잘하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더 가까워졌다.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진실한지 보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며 “여전히 개를 사랑한다. 훗날 개 훈련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듀런드를 공격한 개들. 견종은 각각 복서와 핏불테리어 믹스(왼쪽), 셰퍼드다. /코펠 동물보호센터

듀런드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틱톡 등에 자신의 일상을 올리며 네티즌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듀런드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0만명에 달한다.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은 “당당하고 용감하게 나서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어떤 어려움에도 긍정적으로 상황을 극복하려는 삶의 태도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얼굴을 공개하는 게 쉽지 않을 결정이었을텐데 용기 내 여정을 공유해줘서 고맙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 듀런드는 개 주인인 비숍 부부와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비숍 부부는 “개들은 입양한 것”이라며 “평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려견들이 듀런드를 공격한 것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취지다. 비숍 부부는 성명을 통해서도 “듀런드양에게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에 가슴이 찢어진다”면서도 “고의로 듀런드양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으며, 우리도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듀런드 측은 비숍 부부가 개들의 공격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고지를 하지 않는 등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듀런드 변호인은 “비숍 부부는 현관문에 ‘미친 개들이 있으니 절대 벨 누르거나 노크하지 마세요’라는 표지판을 걸었을 정도로 이들의 공격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아무런 경고 없이 듀런드를 부른 데 책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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