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이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 연구자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의 분쟁과 내부통제 문제가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사회 전문성을 소비자 보호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 1명과 중임 사외이사 후보 3명을 추천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는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임기는 2년이다.
연 후보 추천은 최근 금융권의 소비자 보호 강화 흐름과 맞물려 주목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금융상품 판매 과정의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체계가 은행 경영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차원에서도 관련 전문성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 후보는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 연구를 지속해온 학자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조세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현재 한국금융연구원에서 금융시장과 자본시장,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과 제도 설계 연구를 수행하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과정에도 참여했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방안', '금융소비자 역량 강화의 필요성과 정책 제언' 등 관련 연구를 발표하며 소비자 보호 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왔다.
연 후보는 연구뿐 아니라 금융회사 이사회 경험도 갖췄다. IBK투자증권과 Sh수협은행, 현대카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신용회복위원회 심의위원과 금융위원회 갈등관리심의위원장 등을 맡으며 금융정책과 금융회사 운영에 대한 경험도 쌓았다.
국민은행 사추위는 "소비자의 권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금융이라는 국민은행의 소비자 보호 원칙 아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신뢰받는 금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연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은행 이사회 역할 변화와도 연결해 해석한다. 과거 이사회가 경영 전략이나 재무 의사결정 자문 기능에 무게를 두었다면 최근에는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체계를 점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고와 소비자 분쟁이 반복되면서 이사회가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문제를 직접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며 "관련 정책을 연구해 온 전문가가 이사회에 합류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사외이사 가운데 문수복·김성진·이정숙 이사는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추천된 후보들은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KB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서태종 사외이사는 최장 임기 만료로 이번 주주총회를 끝으로 퇴임한다.
김홍준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