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격제에 눌린 기름값…국제유가 폭등에 상승 압력 확대

신승훈 기자 2026. 3. 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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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서 이달 말 국내 유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격이 내려간 것은 제도 효과와 시차 영향이 겹친 결과"라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 폭을 고려하면 이달 말 최고가격 조정 이후 국내 기름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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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급 '비상'… 200만 배럴 실은 마지막 유조선 이후 입항 '뚝'
두바이유 150달러 돌파에 '최고가격제' 상한선 높이나
알뜰주유소 가격 동향 점검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출처=연합]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서 이달 말 국내 유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의 가격 하락은 과거 유가가 반영된 결과일 뿐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큰 폭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L)당 1829.3원으로 전주 대비 72.3원 하락했다. 경유 가격도 96.5원 내린 1828.0원을 기록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격은 단기 안정세를 보였지만 국제유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최근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주 주중 한때 배럴당 150달러를 넘었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도 134~136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 안팎, 자동차용 경유는 2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 공급 불안이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은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최근 국내에 입항한 유조선 '이글 벨로어'호는 봉쇄 직전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한국행 원유 운반선으로 알려졌다. 약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실은 이 선박 이후 입항 일정이 사실상 비어 있는 상황에서 국내 원유 수급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입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정유사들은 재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UAE 추가 확보 물량 도입, 러시아산 원유 수입 검토, 국제에너지기구(IEA) 비축유 방출 공조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공급 불안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미나이 생성 AI 이미지. [출처=구글]

◆유류세 인하 확대할까…고유가 직격탄에 정부 '추가 감세·바우처' 카드 만지작

여기에 나프타·휘발유 수출 제한, 공공부문 에너지 소비 절감, 자동차 운행 제한 등 수요 관리 대책까지 검토되면서 에너지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현재의 국내 기름값 하락세는 이전 저가 시기의 가격이 반영된 결과로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는 이달 말 발표될 최고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오는 27일 석유 최고가격제 기준으로 새로운 판매 상한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현재 수준보다 상당한 폭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자 체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 카드도 준비 중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지난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 인하를 시작해 현재까지 20차례 연장했다. 초기에는 최대 37%까지 인하율을 적용했지만 이후 단계적으로 축소돼 현재는 휘발유 7%, 경유 10% 수준의 인하율이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유류세 인하율을 20%로 적용하면 휘발유의 리터당 세금은 656원으로 164원 감면 효과가 있다. 현재 대비 107원가량 낮아지는 셈이다. 이밖에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바우처 지급이 병행될 경우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유류 가격 부담은 일부 완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격이 내려간 것은 제도 효과와 시차 영향이 겹친 결과"라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 폭을 고려하면 이달 말 최고가격 조정 이후 국내 기름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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