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추격' 네이버, 컬리에 330억원 수혈…물류·커머스 협력 가속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1784' 전경 /사진 제공=네이버

네이버가 컬리가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컬리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물류 인프라 확충 및 신사업을 추진 등에 투입한다.

컬리는 6일 3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 예정 주식은 보통주 49만 8882주, 발행가는 주당 6만 6148원이다.

네이버는 이달 20일 대금을 납입하고 발행 예정 신주 전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발행가액은 컬리의 최근 투자 라운드를 기준으로 양사 합의를 통해 결정했다. 이를 통해 인정받은 컬리의 기업가치는 약 2조 8000억원이다. 거래 이후 네이버의 컬리 지분율은 기존 5%에서 6.2%로 확대된다.

컬리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330억원의 자금을 물류 인프라 확충과 신사업 추진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양사의 사업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지난해 4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이후 같은 해 9월 온라인 장보기 전문관 '컬리N마트'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선보였다. 특히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및 브랜드스토어 상품의 샛별배송도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 강화가 이커머스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1위 업체인 쿠팡이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커머스'를 앞세운 네이버가 추격 속도를 끌어올리며 격차 축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컬리N마트 로고 /사진 제공 = 컬리

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4월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77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7.2%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쇼핑·멤버십 등을 포함한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한 4349억원을 기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앱이 출시 1주년 만에 네이버 쇼핑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거래 채널로 자리 잡았다"며 "하반기 예정된 멤버십 무제한 무료 배송과 풀필먼트 직계약 확대를 통해 타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네이버만의 물류 혜택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네이버는 김슬아 대표보다 컬리의 지분을 많아 보유하게 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컬리 지분 5.70%다. 컬리의 최대 주주는 지분 13.45%를 보유한 MKG 아시아 유한회사다. 힐하우스 캐피탈 9.90%, 세콰이어캐피탈 8.49%,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 8.47%, 애스펙스마스터펀드 7.07%, 김 대표 5.70%, 오일러 캐피탈 5.61%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과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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