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이 음악을 듣는 방법

▲ 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 (출처 : 복코)

외국인이 나오는 토크쇼를 보면 항상 외국과 한국의 차이점을 물어본다. 그중에 자주 나오는 대답으로 한국인들은 항상 밥 먹었냐고 자주 물어봐서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난처하다고 말한다. 식사 여부에 이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흔하게 묻는 질문이 있다. 바로 '요즘 무슨 음악 들어?'

유튜브에서는 길거리에서 행인을 대상으로 어떤 노래 듣는지 물어보는 인터뷰 영상이 1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다. 다른 사람이 밥을 먹었는지 만큼이나 왜 어떤 노래를 듣는지 궁금해할까? 요즘 세대에게 음악 감상은 단순히 여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삼기 때문은 아닐까.

카세트 테이프, CD, MP3 플레이어를 소개했던 PRAT 1에 이어 이번 PART 2에서는 2010년대 스마트폰 출시 이후 달라진 음악 감상의 모습을 담아본다.


음악 스트리밍을 이끈 주역 ‘스마트폰’

2010년 갤럭시 S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다양한 변화가 생겼는데 그중에 음악 감상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 이전까지는 MP3를 다운받아 듣거나 PC에서 음악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설치해 들었다면 스마트폰 이후에는 모바일 스트리밍 감상으로 급격히 전환되었다.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대용량 데이터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많지 않아 음악 커뮤니티에서 어떤 음악 앱을 사용하고 어떤 음질 설정값을 세팅해야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 음악 마니아들에게 환호 받았던 LG V20

스마트폰에서 ‘고음질 음악 재생’을 유독 중시한 제조사가 있었다. 바로 LG. 2017년, LG는 스마트폰에 4개의 음역대를 듣는 쿼드 DAC를 삽입한 ‘V20’을 출시했다. 이 덕에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LG V20을 음악 애호가를 위한 최고의 스마트폰이라 평하기도 했다.


▲ 4개 DAC 탑재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던 LG V20 (출처 : LG전자)

32bit Hi-Fi 음원은 물론 일반 음원도 업샘플링을 통해 원음 이상의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도 오디오 커뮤니티에서는 LG 스마트폰을 집에서 음감용으로 사용한다는 후기들이 종종 올라오기도 한다.


▲ 유선 이어폰 최악의 단점 '선 꼬임' (출처 : CNET Korea)

음악을 재생하는 디바이스는 카세트 테이프, CDP, MP3를 거쳐 스마트폰으로 변했지만 직접 듣는 수단은 유선 이어폰으로 동일했다. 보통 스마트폰에 딸려오는 기본 이어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했지만 음악 좀 듣는다는 친구들은 소니, 젠하이저, 보스, 포칼 같은 해외 고급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기도 했다.

유선 이어폰의 메카니즘은 매우 단순하다. 스마트폰 아래에 있는 3.5mm 단자에 꽂기만 하면 된다. 선이 꼬이거나 끊어지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쓸 수 있다. 무선 이어폰과 다르게 배터리가 있는지 신경쓰는 번거로움이 없으며 관리만 잘하면 무선 이어폰보다 오래 사용 할 수 있다.


▲ 이어폰 단자의 비밀 (출처 : 경선)

이어폰의 금속 단자를 자세히 보면 줄 개수가 다르다. 줄 개수에 따라 2극, 3극, 4극이라 한다. 그렇다면 차이가 뭘까? 줄이 한 개일 때는 2극으로 모노 방식으로 음악이 나온다. 줄이 두 개일 때는 3극으로 스테레오 방식으로 소리가 재생된다. 마지막으로 줄이 세 개 있는 4극은 스테레오 소리에 마이크까지 추가되어 통화가 가능하다. 그저 3.5mm 단자에 꽂기만 했던 작은 단자에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 슈어 SE846 GEN2 1,341,000원

요즘에도 유선 이어폰은 오디오 마니아, 음악 종사자를 타깃으로 출시되고 있다. '슈어 SE846 GEN2'는 최고의 음질을 위해 4개의 고성능 마이크로 드라이버와 혁신적인 로우 패스 필터를 결합했다. 고음역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고, 4kHz-12kHz의 고주파 대역을 확장 및 개선했다. 외부 소리 유입 차단 기술은 최대 37dB까지 주변 소음을 막아주어 운동, 여행 중에도 몰입감있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 취향이 분명한 소비자들을 위해 교체 가능한 4가지의 튜브 필터를 제공한다. 2kHz~6kHz 범위의 주파수를 3~5dB로 조절할 수 있어 본인의 선택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음악 마니아들에게 ‘명기’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본 제품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중고가의 제품 중 끝판왕이라는 평도 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든 ‘에어팟’

▲ 고급 이어폰 대중화를 이끈 주역 에어팟' (출처 : ReelChicago Reel360)

카세트, CD, MP3, 스마트폰까지 이어져 왔던 유선 이어폰은 2016년에 격변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애플이 아이폰 7부터 3.5mm 단자를 없애고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에어팟 1세대는 출고가 219,000원이라는 당시 이어폰치고는 높은 가격과 콩나물을 연상케하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심히 호불호가 갈렸다.

애플은 CF 하나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꿨다. 어깨가 축 처진 주인공이 에어팟을 끼고 길거리를 나선다. 귀로 생생한 음악이 흘러 들어온다. 두팔과 발은 자유롭다. 계단은 건반이 되고, 맨홀이 트램플린이 된다. 자동차를 밟고 날아오르자 새들도 눈을 마주친다. 주인공은 미소를 짓는다. 이 광고로 에어팟은 완벽한 자기 표현의 수단이자 트렌디와 힙스러움의 상징이 되었다.


▲ APPLE 에어팟 프로 2세대 MQD83KH/A 304,900원

현재 에어팟 시리즈의 최신템은 프로 2세대이다. 에어팟 시리즈의 흥행을 이끈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라 불리는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이 더 강력해졌다. 또한 온몸을 휘감는 듯한 사운드를 선사하는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 기술을 내세웠다. 이외에 두개의 마이크가 각각 소리를 받아들여, 동시에 취합한 것만 목소리로 내보내는 '듀얼빔포밍마이크'가 탑재돼 통화 시 외부 소음을 줄여준다. 한번 충전시 최대 30시간 사용 가능하다.


▲ SONY WH-1000XM5 미드나잇블루 417,970원

무선 이어폰의 음질과 노이즈 캔슬링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선 헤드폰을 눈여겨보자. 더 강력한 노이즈 캔슬링과 섬세하고 풍부한 음질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 그 중에서 소니의 WH-1000XM5는 오디오 마니아들의 관심을 톡톡히 받고 있다.

8개의 마이크로 주변 소음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멀티 노이즈 센서 기술이 적용되어 음악 감상과 통화 시 노이즈는 줄어들고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강화했다. 새롭게 개발한 소프트 핏 레더로 제작되어 착용감이 좋다는 후기들이 많아 장시간 착용에 유리하다.


음악 디깅은 이제 외주 맡기자. ‘유튜브'

디깅(Digging)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광산을 파듯 한 분야에 파고드는 행위를 뜻한다. 음악 감상 분야에서 과거의 디깅은 레코드샵, 음원 플랫폼, 커뮤니티를 직접 돌며 하나하나 들어봐야 했다. 현재의 디깅은 AI 알고리즘 추천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 중심에 유튜브가 있다.


▲ 음원 플랫폼 이용권은 '무제한 듣기 + 오프라인 재생' 기준으로 삼았다.

2022년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1위는 유튜브다. 점유율의 상승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압도적인 컨텐츠의 양이다. 국내·외 음원뿐 아니라, 자유로운 스트리밍 및 오프라인 저장, 이용자들의 2차 창작물까지 이 모든 것을 월 10,450원에 즐길 수 있다. 멜론, 지니뮤직, 플로의 월 구독료가 10,900원, 바이브가 10,910원인 것에 비하면 가성비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 에센셜 채널의 감각적인 썸네일은 주요 인기 요소 중 하나

무궁무진한 플레이 리스트 채널 또한 유튜브의 강점이다. 특히 에센셜 채널은 무드에 맞는 음악들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채널로, 23년 8월 기준 구독자 123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날도 더운데 여름맛 재즈 원샷하세요”, “서울 도심을 빛내는 그루브 시티팝” 등 평이한 소개에서 벗어나 ‘특정한 무드’를 제안하는 것이 이목을 끈다.

선곡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특유의 썸네일인데, 오늘의 집과 같은 인테리어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에센셜 채널을 TV나 노트북에 틀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유튜브의 개성있는 플레이리스트는 ‘듣는’ 음악에 더하여 ‘보는’ 음악까지 즐기도록 한다.


앞으로의 음악 감상은?

과거의 음악 감상은 공간과 휴대 측면에서 제약이 있었다면 스마트폰과 무선 제품으로 인해 음악 감상의 제약은 많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지금이 음악 감상의 종착점일까? 최신 트렌드를 통해 앞으로의 음악 감상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해보자.

01 스페드 업 Sped up

▲ 그알돌 피프티피프티는 스페드 업으로 뜬 대표적인 사례이다. (출처 : yeonniez)

SNS와 숏폼으로 인해 리스너는 음악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 현상에는 스페드 업이 있다. 원곡을 130~150% 빠르게 배속한 음악을 뜻하며 틱톡 쇼츠 챌린지에 배경음으로 활용되면서 유행이 되었다.

리스너가 직접 기존 음악의 배속을 높여 쇼츠 챌린지에 쓰기 시작하자 음원 제작자들도 원곡과 함께 스페드 업 버전을 앨범에 함께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4년에 다이나믹 듀오가 발표한 'AEAO'가 쇼츠 플랫폼에서 역주행하는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쇼츠의 인기가 계속되는 한 음악이 더 짧아지거나 빨라지고 과거 음악이 재주목 받는 사례가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02 AI 음악

▲ AI로 기성 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해 새로운 곡으로 만드는 시도가 벌어지는 중. (출처 : ghostwriter)

지난 4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AI로 유명 팝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해 새로운 곡으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글로벌 음원 플랫폼에 올려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했다. AI를 통한 음악 창작이 커버곡을 부르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노래를 만드는 수준까지 온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정체불명의 창작자가 만든 곡에 환호하거나 AI로 만든 가상의 목소리에 감동받을 수 있지 않을까?

AI로 인해 누구나 음악 제작에 도전해볼 수 있다. ChatGPT, 구글 바드에 검색만 잘하면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기획자가 직접 구글 바드에 '다나와'를 주제로 가사를 만들어 달라고 하자 이런 답변이 왔다.

제목: 다나와

(Verse 1)
쇼핑할 때마다 고민이 많아
어떤 걸 사야 할지 모르겠어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겠어

(Chorus)
다나와 다나와
다나와에서 찾아봐
다양한 상품의 가격 비교
합리적인 선택을 도와줘

(Verse 2)
다나와는 가격 비교 사이트
다양한 상품의 가격 정보를 제공해
컴퓨터, 가전, 자동차,
전자제품, 생활용품까지

(Chorus)
다나와 다나와
다나와에서 찾아봐
다양한 상품의 가격 비교
합리적인 선택을 도와줘

(Bridge)
다나와에서 리뷰와 후기까지
꼼꼼하게 확인해
최적의 상품을 찾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r
글 / 정누리 news@cowave.kr
(c) 비교하며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