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알약', PC 먹통 사태 사과..일각에서는 집단소송 움직임도
무료 버전, 보상 요구는 힘들어

백신 프로그램 ‘알약’의 탐지 오류 장애를 일으킨 보안 전문기업 이스트시큐리티가 3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일부 이용자들은 집단소송을 예고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이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조치를 완료했으며 현재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다양한 사용자 PC 환경에 따라 혹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시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접수해주면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9월 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당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 및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체 측 사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이용자들이 집단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집단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일괄 보상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의 입증 책임이 이용자에게 있는 한계 탓이다.
한국IT법학연구소장 김진욱 변호사는 “통상 소프트웨어의 무료 버전에는 이용약관상 기업의 면책 규정이 들어 있다”며 “이번 오류가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피해자들이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오류가 무료 버전에서 발생했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전날 기업용 알약은 개인용과 같은 오류를 내지 않았다. 특히 회사 직원이 기업용 라이선스를 쓰지 않았다면 업무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기 힘들다. 다만 이스트시큐리티의 운영상 책임을 입증한다면 보상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김 변호사는 “약관상 면책 규정이 있다 할지라도 기업이 중대한 과실로 개인 이용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는 게 증명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작 어려움은 피해자들이 이스트시큐리티의 문제를 밝혀내고, 피해 규모를 일일이 입증해야 한다는 데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무료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개인 이용자가 일일이 피해를 증명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알약은 정상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로 잘못 인식해 차단 알림 메시지를 내보내는 등 오류를 일으켰다. 알약 사용자들 중 상당수가 이 메시지를 믿고 조치를 취했다가 윈도가 먹통이 되고 리부트도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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