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분석]'토종 ERP' 영림원소프트랩, 23년 키워드 'AI 클라우드 ERP와 일본'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이미지=영림원소프트랩 홈페이지.

영업이익 정체기를 벗어난 토종 ERP(전사적자원관리) 전문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의 2023년 키워드는 'AI(인공지능) 클라우드 ERP'와 '일본'입니다.

ERP란 기업의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 등 주요 경영 활동을 연계해주는 전사 통합 시스템을 말해요. 사내 각 분야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공유하며 빠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기업들은 ERP를 사용합니다. 기업들의 ERP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죠.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기업 SAP가 ERP 강자로 꼽힙니다. 한국에서도 SAP가 ERP 점유율 1위입니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의 2021년말 신규 계약 매출 기준 '국내 ERP 애플리케이션 매출'에 따르면 SAP의 점유율은 28.1%로 가장 높습니다. 토종 ERP 기업인 더존비즈온과 영림원소프트랩이 각각 20.3%, 6.8%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어요. 글로벌 기업 오라클은 4.7%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기존 ERP는 주로 구축형으로 기업들에게 제공됐습니다. 전문 컨설턴트와 개발자가 개별 기업의 환경에 맞춰 ERP를 구축해주는 형태입니다. 영림원소프트랩도 ERP 구축 서비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입니다. 회사의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도 구축형 ERP 사업의 수주 건수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이달 10일 영림원소프트랩의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 15%)이상 변동'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575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각각 21%, 49% 증가했습니다.

각 프로젝트가 적기에 마무리된 것도 회사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축형 ERP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ERP를 구축해주는 형태입니다. 개발이 늦어지거나 고객의 요구사항이 늘어날 경우 시스템 오픈일이 늦춰지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 영림원소프트랩과 같은 수행 기업들은 직원을 더 프로젝트에 투입해야 하죠. 그 기간동안 다른 사업을 수주한다고 해도 새로운 사업에 투입할 직원이 모자라게 됩니다. 결국 외주 개발기업이나 프리랜서와 계약을 맺게 되고 비용이 늘어납니다. 이는 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주 확대 및 프로젝트 적기 마무리 등의 긍정적인 요소가 반영되면서 회사는 2022년 영업이익률 11.1%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5년 중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2019년(11.3%) 이후 처음입니다. 매출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80억-439억-477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동일했습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영업이익률은 11.3-9.8-9%로 하락했습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영업이익률을 지속 확대하기 위해 AI 클라우드 ERP의 매출 비중을 늘릴 계획입니다. 고객사가 보유한 서버에 ERP를 설치하는 기존 구축형 ERP와 달리 클라우드 ERP는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의 데이터센터에 있는 서버에 ERP를 설치해놓고 고객에게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CSP는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이 있습니다. 토종 CSP는 KT클라우드·NHN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가 있죠. 영림원소프트랩은 MS의 애저(Azure)에 ERP를 구축해놓고 고객에게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여기에 AI 기반의 경영분석 솔루션을 추가한 AI 클라우드 ERP 서비스 '시스템 에버'를 앞세웠습니다. 기존 시스템 에버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경우에만 AI 경영분석 솔루션을 제공했어요. 하지만 2023년부터는 이 서비스를 시스템 에버에 번들로 묶어 제공합니다.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의 ERP를 원하는 기업들이 AI 기반의 경영분석 솔루션까지 이용하며 고객이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림원소프트랩 입장에서는 구축형 ERP보다 클라우드 기반의 ERP를 제공하면 구축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영림원소프트랩이 타깃으로 한 중견 및 중소기업의 ERP를 구축하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6~7개월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ERP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 기간은 3~4개월 정도로 짧아집니다. 또 고객사에 상주하는 것이 아닌 방문하는 방식으로 컨설팅을 해도 됩니다. 아낀 기간만큼 직원들을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게 됩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구축형으로 ERP를 들이는 것보다 클라우드 기반의 ERP를 이용하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영림원소프트랩은 해외 시장 중에서는 일본에서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한국보다 약 5배 큰 일본의 ERP 시장 규모에 기대를 걸고 있어요.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 강자가 없다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도전해 볼 만한 배경이 됐습니다. 현지에서 경영 컨설팅을 했던 대기업 출신들이 창업한 컨설팅 그룹과 파트너를 맺었습니다. 현지 컨설팅 그룹이 영업을 담당하고 영림원소프트랩이 ERP 구축을 맡습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최근 2~3년간 일본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2~3년 후에 발생할 수요에 대비해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해외 기업의 2차전지 관련 사업을 많이 유치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하는 곳이 늘었죠. 기업들은 현지에 가서도 ERP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이 수요를 타깃으로 삼아 현지에 개발센터를 설립했어요. 주로 현지 인력을 고용해 ERP에 대해 교육을 하고 한국에서 발생한 업무의 일부도 분담하며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지에서 ERP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력을 준비한 다음 기업들의 ERP 수요가 발생하면 바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은 "클라우드 ERP 사업이 그간 생각보다 크게 성장을 못했는데 올해는 집중적으로 홍보해서 매출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며 "해외에서는 일본에서 가시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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