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망한다" 광명이 서울 집값 추월 했다 더니... 무슨 일?

광명시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 됐다. 서울 외곽이면서도 준서울 입지로 평가받는 광명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상승해 서울 집값에 거의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7호선 광명사거리역 주변 신축 아파트들은 국평(국제공인면적)을 기준으로 16억원을 넘는 분양가가 책정될 정도로 가격 상승이 심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대규모 입주장이 시작되면서 광명 부동산 시장은 급반전했다. 과연 광명은 투자 가치가 있는 지역일까.

>> 강남 접근성이 키…'준서울' 광명의 매력

광명이 부동산 시장의 핫플레이스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리적 접근성이다. 광명은 금천구와 구로구에 인접해 있지만,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 대한 높은 접근성이다.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철산역을 통해 강남으로의 이동이 비교적 빠르고, KTX 광명역은 전국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광명에서 목동 학원가도 가깝다는 점도 실수요층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입지 조건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 위치한 광명을 '서울의 역할을 하는 도시'로 평가하게 만들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집값은 감당하기 어려워진 실수요층이 광명으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광명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2025년 6월 기준 3.3㎡당 3038만원에 이르렀다. 이는 가까운 지역의 부동산 가격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 신축 선호 트렌드가 가격을 부추겼다

광명 집값 급등의 핵심 동인은 '신축' 아파트의 대량 공급과 맞물려 있다. 광명은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며 대단지 신축이 줄을 이어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 흐름이 '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의미의 '얼죽신' 트렌드와 만나면서 브랜드와 신축을 선호하는 수요층의 구매력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1년 첫 입주가 이뤄진 광명뉴타운에서는 연말까지 2만8000여 가구 중 1만5000여 가구가 들어선다. 광명센트럴아이파크는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다음달에는 3585가구 규모의 광명자이더샵포레나가 들어선다. 철산동의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초대형 단지가 조성 중이다.

특히 광명뉴타운 대장급 단지로 평가받는 신축 아파트들은 높은 분양가를 기록했다. 트리우스 광명은 2023년 10월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 3270만원으로 책정돼 전용면적 59㎡ 기준으로 7억8110만~8억9710만원 사이의 분양가를 기록했다.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 대비 약 1억원의 프리미엄까지 붙으며 투기 심화의 신호탄이 됐다.

>> 광명동 신축 아파트들의 실제 가격대

광명 신축 아파트의 가격은 단지와 위치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광명뉴타운 내 광명4R구역의 광명센트럴아이파크는 지하철 광명사거리역이 가깝고 광명초등학교를 낀 '초품아'(초등학교 품아파트) 단지로 불리며 높은 수요를 기록했다. 광명뉴타운 11R구역에는 '힐스테이트 광명'이 분양 중이고, 다음달에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가 입주한다.

광명뉴타운이 아닌 다른 지역의 신축도 만만치 않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트리우스 광명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했으나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입주권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단지 내 조합원 물건은 전매제한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입주권 거래가는 분양가 대비 낮은 수준으로 형성 중이다.

>> 교통지옥과 인프라 부족의 현실

하지만 광명의 높은 가격을 정당화할 교통과 인프라는 아직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광명 주민들이 가장 큰 불만을 터뜨리는 부분은 서울로의 통행이다. 서울 접근의 주요 루트인 서부간선도로는 상습 정체 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하루 평균 통행량이 10만8000대에 달하는 이 도로는 광명~서울고속도로 개통이 지연되면서 대체 도로 없이 공사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광명의 한 주민은 "오목교 전후로는 24시간 주차장이나 다름없는 수준을 꽉 막혀있다"며, 30분 거리도 1시간 반이 걸린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교통 상황이 악화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지하철 7호선의 혼잡도도 높은 편이다. 광명사거리역과 철산역을 중심으로 승객 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향후 대규모 입주장이 가속화되면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 철도 호재와 그 한계

광명의 미래를 밝혀줄 카드로 신안산선과 월판선이 언급되고 있다. 신안산선은 당초 2026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2025년 4월 광명 신안산선 공사현장의 도로 붕괴 사고 여파로 2028~2029년 개통으로 연기됐다. 개통 시 일반 광명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약 20~25분(급행 기준 약 10여 분)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월곶~판교선과의 환승으로 서울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판선도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광명역이 주요 역세권으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철도 호재가 서울 접근성 개선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안산선이 전문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쇼핑과 생활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

광명은 이케아, 코스트코, 롯데몰 등 대형 유통시설을 갖추고 있다. KTX 광명역 인근에는 롯데몰 광명점과 이케아가 통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코스트코 광명점도 인접해 있다. 하지만 대형 백화점이나 복합 쇼핑몰 같은 고급 생활 인프라는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다.

광명사거리역 주변도 상황이 비슷하다. 단지 앞쪽으로 노후 상가들이 있고, 전통시장 구역 등이 인접해 있어 신축 아파트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광명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아무리 신축밭이 된다 해도 사거리역쪽 상가들은 그대로고, 대형마트나 백화점 입점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 2025년 대입주장이 몰고 온 현실의 벽

광명 부동산 시장의 진정한 시험은 2025년부터 시작됐다. 2025년만 해도 1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입주가 집중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철산자이더헤리티지 3804가구, 광명센트럴아이파크 1957가구, 광명자이더샵포레나 3585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이러한 대규모 물량 공급은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 광명 아파트 가격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의 폭등과 비교해 최근 상당한 낙폭을 기록했다. 하안동 주공3단지 전용 49㎡의 경우 2021년 8월 7억원에 거래됐으나 2025년 1월 4억2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 대비 40%까지 하락했다. 철산주공12단지 전용 61㎡도 최고가 대비 1억6500만원 떨어졌다.

전세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2025년 2월 수도권에서 전세금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이 광명이었으며, 하락률은 안양 만안구의 두 배 이상이었다.

>> 3기 신도시의 시한폭탄 위협

중장기적 불안 요소도 크다. 광명시흥 3기신도시에는 약 7만 가구 규모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는 2031년까지 공공주택 3만7000가구, 공공분양 1만3000가구, 공공임대 2만4000가구를 포함해 총 6만7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광명 지역의 적정 연간 수요인 1400가구의 6.4배에 가까운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물량이 과도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공사비는 끝없이 오르고 있는 데다 금리도 아직은 부담스러워 노후한 재건축 아파트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옆세권의 장점이 사라지진 않지만, 향후 시장에서 공급 물량이 소화되고 기준금리도 내려야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광명의 장기 전망은 '변수에 좌우'

광명이 단순 위성 주거지에서 거점 상업생활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교통 시설 측면에서도 KTX나 신안산선 개통으로 인한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에 비해서는 투자적 가치가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재건축·재개발로 인구와 신축 브랜드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광명뉴타운만 해도 개발이 진행 중인 9, 11, 12구역과 준공된 사업장을 포함하면 약 2만 세대의 신축이 공급되는 상황이다. 모든 정비사업이 완료된 후에는 상당한 규모의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광명의 미래는 교통과 인프라 개선에 달려 있다. 서부간선도로 정체 해결, 신안산선과 월판선의 원활한 개통, 그리고 대형 상업시설의 적극적 입점이 이뤄진다면 광명은 장기적으로도 강한 지역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과포화 공급 상황과 교통 난제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가격 조정 압력을 견뎌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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