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테슬라'라는 공식이 통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독일 자동차의 자존심 폭스바겐이 'ID.4'로 유럽과 한국 시장을 동시에 흔들며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열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테슬라의 아성이 무너졌다. ID.4는 지난 2월 7,177대 판매로 모델 Y(6,115대)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95% 급증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375대가 팔리며 수입 전기차 판매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ID.4의 실력이다. 282마력의 후륜 싱글모터는 이전 모델 대비 40% 향상된 출력을 자랑한다. 55.6kg·m까지 끌어올린 토크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6.7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가능케 했다.
차별화된 주행 감각도 돋보인다. 2단계로 조절 가능한 회생제동과 원페달 드라이빙 시스템은 전기차의 매력을 한층 높였다. 여기에 탄탄한 하체 설계는 급격한 차선 변경이나 코너링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는 평가다.
디자인도 한몫했다. 날렵한 LED 램프로 감싼 전면부와 볼륨감 넘치는 차체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과하지 않다. 실내는 미니멀리즘의 정석을 보여준다. 기어노브를 스티어링 휠 컬럼으로 옮기고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통합해 깔끔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했다. Pro Lite 트림이 5,299만 원, Pro 트림이 5,999만 원이라는 공격적인 가격에, 최대 422만 원의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다. 82kWh 대용량 배터리를 품은 독일산 전기 SUV가 3,8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는 건 파격 그 자체다.
'전기차는 유럽차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깬 ID.4의 성공은 '자동차'라는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100년 넘게 쌓아온 자동차 제작 노하우가 전기차에 고스란히 녹아든 결과다. 합리적인 가격에 성능과 안정성까지 갖춘 ID.4는 수입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Copyright © 구름을달리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