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부’ 中팝마트 이끄는 한국인 사장…“韓기업과 협업 원해”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라부부(LABUBU)' 인형을 만드는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가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원한다고 밝혔다.
문덕일 팝마트 사장은 27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 포스코빌딩에서 열린 중국한국상회 주최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팝마트, 스타트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그는 "한국은 (콘텐츠 등) 영향력 측면에서 대단한 나라"라며 "팝마트는 한국 기업과 함께 결합해 콜라보레이션(협업) 한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사장은 CJ그룹 중국 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팝마트에 합류했다. 합류 후 글로벌사업 운영 업무를 담당한 데 이어 현재는 그룹의 신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고 있다.
2010년 설립된 팝마트는 2020년 홍콩 증시에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 2030억홍콩달러(약 40조원) 수준의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랙핑크 리사와 리한나 등 유명인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라부부 사진을 게재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결과다. 팝마트의 작년 기준 매출은 8조원, 순이익은 3조원 수준이며,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라부부의 성공에 대해 문 사장은 "우연과 필연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도치 않은 인플루언서의 SNS 노출과 팝마트가 이미 갖추고 있던 글로벌 생산능력, 물류·공급·판매 시스템, 메이드인차이나(중국산)에 대한 편견을 깨는 품질 등이 함께 이뤄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팝마트 성장의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라부부가 에스파, 블랙핑크라면 팝마트는 에스엠(SM)이자 와이지(YG)"라며 "전 세계 150여개의 캐릭터 지적재산권(IP) 가운데 라부부는 일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좋은 콘텐츠와 연합해 떠오르는 시장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함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동남아시아는 인구학적으로도 매우 젊고 트렌드에 민감해 추후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한국 기업은 콘텐츠를 만들고, 발굴하고, 성공시키는 역량이 뛰어나다"며 "시장이 받쳐주고 가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중국과 여러 사업을 결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IP 시장의 고질적 병폐인 카피캣(copycat·모조품)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이 해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조품 제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저장성 이우나 광둥성 지역의 생산 공장을 공안(경찰)과 함께 단속하고 있고, 해관(세관)과는 출입 관문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제조·유통업 분야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인공지능(AI)과 팝마트의 오프라인 중심 사업 모델이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팝마트 제품을 소비할 때 가장 즐거워하는 순간은 '개봉할 때'"라며 "바삭거리는 포장지의 촉감이나 순간적으로 풍기는 매캐한 냄새 등은 AI가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설계된 체험을 전 세계 600여개의 직영 매장을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와 같은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과 비교해 캐릭터의 세계관이 부실하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 분야에서 시도하고 있다"며 "2028년 선보이기 위한 애니메이션을 소니픽처스와 함께 제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현재 주요 소비층인 알파 세대들은 세계관을 크게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고, 짧은 호흡으로 단시간에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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