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위험”…망명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경고

김세훈 기자 2026. 3. 1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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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이드 몰라이가 CNN와 화싱 인터뷰하고 있다. CNN 화면 캡처

이란 출신 올림픽 메달리스트 사에이드 몰라이가 자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안전을 우려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선수들이 아시아컵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은 행동 때문에 귀국 후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란 출신 유도 선수 사에이드 몰라이는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귀국하면 감옥에 가거나 심지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몰라이는 도쿄 2020 올림픽 남자 유도 81㎏급 은메달리스트로, 과거 이란 체제와 갈등 끝에 망명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 3월 2일 호주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한국전이었다. 당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될 때 노래를 부르지 않은 채 침묵으로 서 있었다. 이 행동 이후 이란 보수 성향 논객이 선수들을 “전시 상황의 반역자”라고 비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란 교민 사회에서는 선수들이 귀국 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호주 정부에 망명 보호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선수 6명과 스태프 1명 등 총 7명이 인도적 비자를 받아 호주에 남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이후 일부는 망명 신청을 철회하고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몰라이는 선수들의 행동을 “자유를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영웅은 한 번 죽지만 겁쟁이는 매일 죽는다”며 “그들은 자신의 미래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위해 일어섰다”고 말했다.

몰라이는 자신 역시 비슷한 선택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란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스라엘 선수와 맞붙지 않기 위해 기권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자국 선수들의 대결을 금지해 왔다. 당시 몰라이는 결국 대회를 떠나 독일로 망명했고, 이후 몽골 국적을 취득해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최근에는 아제르바이잔을 대표해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당시 선택을 떠올리며 “단 몇 분 사이에 조국과 가족, 그리고 자신의 삶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선택이지만 자유를 위해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독일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몰라이는 여전히 이란에 있는 가족과의 연락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분쟁과 인터넷 차단으로 어머니에게 하루 여러 번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몰라이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란 선수들을 항상 응원한다”며 “우리는 하나의 가족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정치 체제가 바뀐 이란으로 돌아가는 게 꿈”이라며 “매일 밤 잠들 때와 아침에 일어날 때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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