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EV캐즘] ‘EV3·캐스퍼 인기’ 현대차그룹, 수익성 확보 과제

(왼쪽부터) 기아 EV3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분기 전기자동차(EV) 판매가 전년보다 회복되면서 ‘EV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EV3 등 가성비를 내세운 EV가 판매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현대차는 24일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전 세계에 전년 대비 40.4% 증가한 6만4091대의 EV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EV 판매확대 등의 영향으로 이 기간 전체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38.4% 증가한 21만2426대에 달했다.

기아는 25일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전 세계에 전년 대비 27.0% 증가한 5만6000대의 EV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는 10.6% 증가한 10만40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26.3% 감소한 1만4000대가 팔려 전기차의 성장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조재환 기자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EV 성장세는 캐스퍼와 EV3 등 가성비 전기차 투입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1분기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8% 증가한 2667대로 현대차 EV 라인업 중 가장 많았고 포터가 2524대로 2위, 캐스퍼가 2432대로 3위를 기록했다. 2000만원대에 실구매가 가능한 캐스퍼 일렉트릭의 국내 판매량이 아이오닉5에 근접하면서 현대차의 1분기 국내 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64.5% 증가한 1만1359대에 달했다.

기아 EV 판매의 1등 공신은 EV3다. EV3의 국내 1분기 판매량은 5718대로 기아의 전체 EV 라인업 중 1위다. 기아의 1분기 국내 EV 판매량은 EV3의 효과로 전년 대비 87.9% 증가한 1만1800대를 달성했다.

기아 EV3 롱레인지 어스 /사진=조재환 기자

이에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EV 캐즘’을 극복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은 25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EV3는 수익률이 높은 차종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EV3의 판매호조는 EV 캐즘을 깰 수 있는 계기이며 한 단계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에서도 아이오닉5에 이은 캐스퍼의 판매호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부터 아이오닉9, EV9, 제네시스 등으로 EV의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미래 EV 판매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생산기지다.

현대차 아이오닉9 /사진=조재환 기자

HMGMA에서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 현대차의 EV 2종이 우선 생산될 예정이며, 아직 기아의 생산 차량은 결정되지 않았다. 기아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별도 생산공장에서 EV6와 EV9을 생산할 방침이며 HMGMA에서는 EV 대신 하이브리드를 우선 만들 계획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은 올 2월부터 3월까지 국내에서 총 916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9의 3월 국내 판매량은 784대로 4월 이후 월 900~1000대가 팔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아이오닉9의 HMGMA 생산이 활발해질 경우 현대차는 EV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제네시스 브랜드 EV의 판매부진 문제는 여전하다. 국내에서 제네시스 G80 EV는 1분기에 339.1% 증가한 281대의 판매기록을 세웠지만 현대차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26년 울산에 세워지는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대형 전기 SUV GV90로 EV 판매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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