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명절마다 혼자 늦게 오길래.." 우연히 주차장에서 보고 발걸음이 멈췄다

명절마다 아들은 식구들보다 항상 한두 시간 늦게 고향 집에 도착하곤 했다.

교통 체증 때문이라며 웃어넘기던 아들의 말을 별생각 없이 믿고 넘어갔다.

이번 명절에 짐을 가지러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익숙한 차를 발견했다.

어두운 주차장 구석에 시동을 끈 채 서 있는 차 안에는 아들이 혼자 앉아 있었다.

운전대에 고개를 묻고 있던 아들은 한참 동안 깊은 한숨을 내쉬며 가만히 숨을 죽였다.

다가가려던 나의 발걸음은 생각지도 못한 아들의 낯선 모습 때문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들은 이내 거울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연습하고 옷매무새를 다듬기 시작했다.

직장과 가장의 무게에 지쳐 찌든 표정을 지우려 애쓰는 모습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다.

명절의 부담감을 혼자 삼키며 부모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애쓴 진심을 깨달았다.

차에서 내린 아들의 손을 조용히 잡자 녀석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고생 많았다며 어깨를 두드려주자 아들은 참았던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늘 든든하게만 보였던 아들의 어깨에 지워진 삶의 무게가 비로소 가슴으로 느껴졌다.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들의 손을 따뜻하게 다시 한번 꼭 쥐었다.

아들은 드디어 마음이 편해졌는지 평소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따뜻하게 차려진 밥상 앞에서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진짜 가족의 온기를 깊이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