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경제] '몸값 커진' 올리브유, 그 뒤에 있는 기후위기의 큰 날갯짓
기후위기 날갯짓이 스페인 올리브 농사를 망치고 그것이 태풍이 되어 대한민국 식품 산업을 강타했다.
12일 한국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대형마트 3사에서 판매되는 CJ제일제당 올리브유 가격이 33.8% 인상됐다.
'백설 압착올리브유' 900㎖는 1만98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500㎖ 제품은 1만21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올랐다.
같은 시기 샘표도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30% 이상 상향 조정한 것이다.
매체 분석에 따르면 식품사들의 원가 부담으로 결국 가격 인상을 하게된 것이다.
한국경제는 "정부가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식품사들이 '두 자릿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건 원가 부담이 임계치에 달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올리브 가격은 시장에서 4년 새 3.6배나 뛰었다.
하지만 이는 이미 예상되었던 현상이다. 그리고 그 예상 뒤에는 '기후 위기'가 있었다.
스페인 농업 생산 정점은 이미 끝났다.
지난 해 4월 스페인. 메마르고 갈라진 땅. 스페인의 저수량은 25~50%에 불과했다. 물이 사라진 호수 바닥에서 교회의 종탑이 발견되기도 했다.
스페인 남쪽 지방 안달루시아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고, 지난 해 4월 기온은 44도까지 올랐다.
‘대가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며, 이미 전체 농업 모델은 무너지기 시작했었다.
세르쥬 자카 농업기후학 박사는 “스페인의 농업 생산 정점은 이미 끝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 때문에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생산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라며, “2050년이 되면 스페인은 더 이상 유럽의 과수원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북쪽에 있는 국가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에서는 이미 500만 헥타르의 곡물이 사라졌으며, 유명한 남부 올리브의 80%도 사라졌다. 총체적으로 80%에 달하는 농업 생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채소밭’이라 불리던 이곳에서 많은 농업인들이 물 부족으로 인해 농작물 재배를 포기하고 있다.
경작 면적을 줄이면, 경작하지 않은 모든 것이 사막이 될 것이다.
사계절 내내 유럽의 마트에서는 양배추, 채소, 수박이 가득하다. 그러나 수년간 타호강의 물로 관개해 온 스페인 남동부의 농부 후안 프란시스코 아벨라네다에게는 그동안 일구어 온 모든 것이 바뀔 위험에 처했다. 그는 “여기에는 수천 헥타르의 농작물이 있다. 경작 면적을 줄인다면, 몇 년 안에 경작하지 않는 모든 면적은 사막이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었다.
물이 사라지면, 사람도 사라진다.
가뭄으로 인한 문제는 경제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보르하 카스트로 알코세 시장은 “물이 사라지면, 기업, 직장, 가족, 사람들이 떠나고, 우리 마을들은 결국 버려지게 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알코세는 남동쪽으로 물을 배급하는 엔트레페냐스와 부엔디아 저수지 근처에 위치한 주민 300명의 작은 마을이다. 저수지 근처의 작은 소도시들의 사람들은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농부들을 돕고 더 많은 해수 담수화 시설과 폐수 재사용을 늘리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2억 유로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농부들은 이 해결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농업 조합 지역 책임자인 알폰소 갈베즈는 “담수화 된 물은 영양분이 부족하고, 생산에 많은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이 '기후위기'의 날갯짓으로 인한 스페인 올리브 농가의 파멸은 반대편 대한민국 올리브유 식품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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