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쥐었다 폈다' 10초에 20회 이상 어렵다면…'이 병' 의심

목 척수 신경 눌려 감각·운동신경 이상 나타나는 '경추척수증'
뇌 관련 질환과 차이점은 발생 부위…목 아래만 증상 나타나
앞꿈치 뒷꿈치 이어 일자로 걷는 보행 힘들어도 의심 가능

10초 안에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20회 이상 할 수 없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경추척수증은 목에 위치한 척수 신경이 눌려 전신 감각과 운동 신경, 반사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뇌졸중이나 뇌출혈로 인해 발생하는 중풍과 증상이 상당히 유사해 목중풍으로도 불립니다.

발병 원인은 목 디스크가 있으며 이외에도 인대가 뼈로 바뀌는 후종인대골화증, 퇴행으로 인해 뼈가 자라는 골극, 드물게는 척수의 종양 등이 있습니다.

증상은 단계별로 다양해 다른 신경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발병 초기에는 팔 저림, 목·어깨 통증 등이 나타나 단순 목디스크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증상이 악화하면서 팔 감각과 운동 기능 저하, 마비감 등으로 뇌졸중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손발 마비감 등으로 뇌 질환이 의심돼 신경과나 신경외과 등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합니다.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추척수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 이상으로 젓가락질, 글씨 쓰기, 단추 채우기 등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걸을 때 균형잡기 힘들어 자주 비틀거리거나 넘어지는 횟수가 잦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강 교수에 따르면, 경추척수증과 뇌 관련 질환의 차이점은 증상 발생 부위입니다.

경추척수증은 신경이 압박되는 목 아래 부분에서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와 연관된 신경 질환, 예컨대 뇌경색ㆍ파킨슨병ㆍ루게릭병 등은 목 윗부분의 뇌신경 증상이 동반돼 나타납니다.

강 교수는 경추척수증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으로 발 일자 보행을 언급했습니다.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이면서 일직선으로 걷는 건데, 보통 열 걸음을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면 보행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주먹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보는 겁니다.

양손을 10초에 20회 이상 시행할 수 없고, 점점 손가락을 펴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펴지 못하고 손가락이 벌어진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또, 전신의 저림 증상이나 감각 이상 등의 증상, 갑자기 대소변 기능 이상이 나타난다면 더 심각한 상태이므로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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