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항상 있는데.." 익혀 먹는 순간 발암물질로 변하는 식품 1위

아이 반찬으로, 술안주로, 찌개 건더기로. 햄과 소시지는 한국인의 냉장고에서 가장 자주 꺼내지는 식품 중 하나입니다. 뚜껑을 열어 그냥 먹기도 하고,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워 먹기도 하고, 찌개에 넣어 푹 끓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익히는 순간'에 있습니다. 가공육에 보존제와 발색제로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이 가열 과정에서 육류 단백질 속 아민 성분과 결합하면 니트로사민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이 니트로사민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입니다. 2015년 WHO는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을 알코올, 석면, 담배와 같은 1군 발암물질 목록에 올렸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는 그 행동이, 발암물질 생성 반응의 시작입니다.

가열할수록, 탈수록 더 위험합니다

아질산나트륨 자체는 상온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진짜 위험은 열이 가해지는 순간 시작됩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니트로사민이 생성되는 속도와 양이 늘어나고, 특히 바비큐처럼 직화로 굽거나 프라이팬에서 겉이 탈 때까지 조리하면 발암 성분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삼성서울병원 자료에 따르면 육류를 고온에서 조리할 때 니트로사민 외에도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이환방향족아민 같은 또 다른 발암 성분들이 추가로 생성됩니다. 가공육을 구울 때 나는 그 고소한 냄새와 노릇한 색깔이 바로 이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가공육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에 비해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약 2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루 50g씩 꾸준히 먹는 것이 누적되면서 대장 점막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기 때문입니다. 소시지 두세 개, 햄 서너 장이면 이미 50g을 넘습니다. 한 끼가 아닌 매일의 습관이 문제입니다.

완전히 끊을 수 없다면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가공육에 들어 있는 첨가물의 대부분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요리하기 전에 끓는 물에 데치는 것만으로도 아질산나트륨의 섭취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햄이나 소시지에 칼집을 내고 끓는 물에 먼저 데친 다음 조리하면, 직접 프라이팬에 굽는 것보다 니트로사민 생성량이 줄어듭니다. 찌개에 넣을 때는 오래 끓이기보다 마지막에 넣어 짧게 가열하는 방법이 낫습니다. 바비큐처럼 직화로 굽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조리법입니다.

가공육을 먹을 때 함께 먹는 음식도 중요합니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니트로사민이 생성되는 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망, 브로콜리, 키위, 오렌지 같은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가공육과 함께 먹으면 발암 성분 생성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가공육이 들어간 볶음밥이나 찌개를 먹을 때 신선한 채소를 곁들이는 습관이, 그냥 먹는 것과 장기적으로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질산나트륨이 없으면 가공육은 보툴리누스균 같은 위험한 식중독균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첨가물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소량을 가끔 먹는 것이 당장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매일, 습관처럼, 고온에 구워서 먹는 방식입니다. 냉장고에 항상 있다는 것이 매일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먹는 빈도를 줄이고, 데쳐서 조리하고, 채소와 함께 먹는 것.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가공육이 몸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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