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의 1인 2역이 돋보였던 빙의 로맨스 '오 나의 귀신님'

2015년 여름, 연이은 흥행 참패로 폐지 위기설까지 나돌던 tvN 금토드라마 시간대를 단숨에 채널의 간판 프라임 블록으로 부활시킨 주역이 있다. 7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에서 신들린 1인 2역 연기로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박보영 주연의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다.
2015년 7월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은 음탕한 처녀 귀신 신순애(김슬기 분)에게 빙의된 소심한 주방 보조 나봉선(박보영 분)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조정석 분)가 펼치는 '응큼 발칙' 빙의 로맨스물이다.

'오 나의 귀신님' 방영 직전, tvN 드라마국은 전례 없는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었다. 앞서 2013~2014년 '응답하라 1994'와 '미생'으로 케이블 드라마의 전성기를 열었지만, 이후 선보인 '하트 투 하트', '슈퍼대디 열'이 1%대 시청률에 머무르며 급격히 흔들렸다.
결정타는 바로 전작이었던 '구여친클럽'이었다. 0%대 시청률(0.78%)까지 주저앉는 참패 속에 당초 기획된 16회에서 12회로 축소되는 조기종영의 굴욕을 맛봤다. 금토드라마 시간대 자체의 존폐가 위태로워진 최악의 암흑기 속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작품이 바로 '오 나의 귀신님'이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tvN은 박보영을 영입하기 위해 당시 tvN 개국 이래 여배우 최고 출연료 대우를 안겼고, 박보영은 2008년 '최강칠우' 이후 무려 7년 만에 드라마 복귀를 결정하며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출발선에 섰다.
출발은 조용했지만 반등은 폭발적이었다. 첫 회 시청률 2.6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로 무난하게 출발한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파죽지세로 치솟았다.
박보영의 연기력은 그야말로 독보적이었다. 소심함의 극치로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던 '원래의 나봉선'과, 김슬기가 연기한 음탕 처녀 귀신의 말투와 눈빛, 발걸음까지 완벽히 체화해 "셰프님, 한 번만 해요"를 당돌하게 외치는 '빙의된 나봉선'의 완벽한 1인 2역을 오가며 매회 감탄을 자아냈다. 조정석과의 완벽한 티키타카 호흡, 코믹과 스릴러를 절묘하게 오간 양희승 작가의 촘촘한 극본과 유제원 PD의 리드미컬한 연출이 어우러지며 안방극장은 '오나귀' 열풍에 휩싸였다.

그 결과 드라마는 16회 최종회에서 평균 7.337%, 자체 최고 7.9%를 돌파하며 케이블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는 당시 케이블 역대 드라마 흥행 순위에서 메가 히트작 '응답하라 1994'와 '미생'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경이로운 기록이었다.

'오 나의 귀신님'의 대성공은 침몰 위기에 처했던 tvN 드라마를 심폐소생해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후 tvN 금토드라마 라인업은 훗날 '응답하라 1988', '시그널', '도깨비'로 이어지는 메가 히트 신화를 쓰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7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와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흥행을 견인한 박보영은 이 작품을 통해 '뽀블리', '대체 불가 로코퀸'이라는 독보적인 수식어를 확립하며 브라운관 흥행 보증수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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