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을 낙선한 조국, 당대표직 사퇴…동력 잃은 합당, 독자생존 모색할까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4일 3위에 그치며 최대 정치 위기에 직면했다. 혁신당 대표직을 맡고 있는 조 후보는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저조한 지방선거 성적표에 여당과의 합당 동력마저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혁신당은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조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6·3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저는 잠시 멈추지만, 당원 동지들은 당당하게 직진해 달라”고 밝혔다.
조 후보는 “6·3 선거의 결과로 범민주진영 내부 논쟁과 균열이 예상되지만, 혁신당이 12석을 가진 진보개혁적 원내 3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새 지도부와 함께, 혁신당의 DNA를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의 전투에서 졌다고 전쟁을 포기하는 법은 없다”며 “저 자신을 성찰하고 담금질하면서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는 5파전으로 치러진 평택을 재선거에서 득표율 27.24%를 기록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34.83%),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28.77%)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조 후보는 이날 새벽 낙선 인사에서 “이번 선거의 최우선 과제는 국힘 제로의 실현이었다”며 “다 저의 부족함이고,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조 후보와 김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면서 단일화가 물 건너갔고, 결국 범여권 표가 분산돼 국민의힘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조 후보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조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의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국민의힘 제로를 실현하겠다”며 평택을 출마지로 정했다. 이에 평택에서 일찍이 입지를 다지던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반발했고, 민주당에서도 “중량감에 맞게 한동훈 무소속 후보와 겨뤄야 한다” “평택은 험지가 아니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선거 과정에서 조 후보는 김 후보와 감정싸움을 이어가며 서로의 경쟁력을 깎아 먹는 상황이 연출됐고, 결과적으로 민주당 지역구였던 곳을 국민의힘에 내어주는 데 기여한 모양새가 됐다.
조 후보는 스스로를 ‘진짜 민주당’이라며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 표심에 구애했으나 확장성에 한계가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친문재인계인 조 후보는 보수정당 출신인 김 후보의 정체성 문제를 파고들었고, 좌초된 합당을 당선 후 자신이 주도하겠다는 메시지도 연일 발신했다. 결과적으로 조 후보가 3위에 머문 것은 그가 범민주당 내에선 아직 지지 기반이 견고하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후보는 휴지기를 가지며 재정비에 나선 뒤 오는 8월 혁신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표직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합당은 어려워진 것 같고, 조 후보가 독자세력으로 자력갱생하다가 차기 대선 등 때를 기다리는 것밖엔 없어 보인다”며 “지도력을 발휘해 제3세력을 어떻게 부풀려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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