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무력 긴장 고조에 한국 유조선 수에즈운하 이용…중동전쟁 후 처음

이원배 기자 2026. 8.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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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정부와 선사·화주 논의해 결정…안전하게 통과 후 국내로 운항 중”
수에즈운하-희망봉 우회 경로 이용 확대 전망
자료=산업연구원

홍해 주변 무력 긴장 고조로 인해 중동전쟁 후 처음으로 국내 유조선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원유를 한국으로 운반하고 있다.

17일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열여섯 번째 선박이 홍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선적하고 수에즈운하를 안전하게 통과해 현재 국내로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한국 선박이 홍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후 국내로 운송 중인 경우 이를 공지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홍해 남측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아닌 북측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방식은 정부와 선사·화주가 논의해 선사·화주의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수에즈운하 이용은 중동전쟁 후 처음이다.

해수부는 “중동전쟁 후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유조선 등이 운항했지만 최근 무력 긴장이 고조돼 불가피하게 선사·화주가 정부와 논의해 수에즈운하 통항을 결정했다”며 “이는 중동전쟁 후 첫 수에즈운하 이용”이라고 밝혔다.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면 지중해와 희망봉을 거쳐 한국으로 와야 해 기존 호르무즈해협이나 바브엘만데브해협 이용보다 약 30일 가량 운송 기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중동 상황 긴장 고조 및 불확실성 증대로 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해협 이용이 여의치 않으면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왔다.

해수부는 이 선박이 홍해를 항해하는 동안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항해 안전정보 제공, 해수부-선사-선박과의 실시간 소통채널 운영 등을 통해 한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지원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원유수급의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 빙현지 전문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의 석유와 LNG(액화천연가스) 운송 비중은 각각 27%·20%,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11%·8%, 수에즈운하(수메드)는 11%·8%이다.

빙현지 연구원은 중동전쟁 직후 전쟁 전으로 되돌아가기보다 우회·다각화 흐름이 일정 부분 구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빙현지 연구원은 지난달 2일 발표한 ‘미국-이란 종전 이후 호르무즈 리스크와 한국 산업 영향 및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봉쇄 기간 선사들은 안전성·보험 인수 가능성을 기준으로 호르무즈 통항을 중단·제한했고 이 관행은 종전 이후에도 안전성 확인 전까지 일정 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해 사태 이후 희망봉 우회가 일반화 된 것처럼 MSC·CMA CGM(외국 유명 해운사) 등은 희망봉 노선을 2026년 기본 항로로 공식 편입했으며 이번 봉쇄로 선사들이 홍해(바브엘만데브)와 호르무즈 두 길목을 동시에 피하게 되면서 우회 고착이 한층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빙현지 연구원은 이어 “걸프 국가들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송유관·홍해·오만만 항만·육상 복합 물류 회랑 확충을 추진하며 이는 중동-유럽-아시아 물류 구조의 다중 경로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당수 우회 회랑은 아직 구상 또는 초기 단계이고 이라크·시리아·이란 등 경유지의 정치·안보 불안이 새로운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다각화 방향은 분명하나 어느 경로가 중심이 될지는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