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드는 피해자에게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시사기획창/죽어서야 헤어졌다]⑨
[시사기획 창 '죽어서야 헤어졌다' 중에서]
<녹취> ‘바리캉 사건’ 피해자 어머니(블랙박스)
얼마나 걸리냐고 방금 또 카톡왔고, 내가 지금 손이 떨려서… '오면 내몸 확인해야 해' 내몸 확인해야 된대. 제발 빨리 가줘. 나 무서워 죽겠어. 도와주세요.
<인터뷰> ‘바리캉 사건’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그냥 너무 무서웠죠. 살아가면서 그런 문자를 받는 부모님이 몇 분이나 계실까요? 생각지도 못해요. 그때 그날의 감정은.
<인터뷰> 예린(가명)/‘바리캉 사건’ 피해자(음성변조)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최대의 수치심을 정말 느꼈죠. 머리가 밀리고 얼굴에 오줌과 침을 뱉으며 잘못했다고 하는 모습, 무릎 꿇고 나체로 잘못했다고 말을 하는 동영상을 (가해자가) 찍었고…
오피스텔에 감금된 채 남자친구로부터 온갖 가학적인 폭행을 당했던 예린 씨.
<인터뷰> 예린(가명)/‘바리캉 사건’ 피해자(음성변조)
자책을 많이 했죠. 그리고 그냥 죽으려고 했었어요, 정말 많이. 제가 걔를 안 만났다면, 그랬다면 괜찮았을텐데…
<인터뷰> 예린(가명)/‘바리캉 사건’ 피해자(음성변조)
피해자는 꼭꼭 숨어 있기 바쁘거든요, 사실. 저도 그랬고요. 제가 지금 나와서 이거를 하는 이유는 조금이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서 내가 피해자임을 말을 해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피해자분들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걱정마세요'라는 말을 제일 해주고 싶어요.
<인터뷰>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 프로파일러
어떻게 두 사람 사이에서 일방 당사자가 '난 더 이상 당신과는 감정이 생기지도 않고 혹은 싫어졌고 더는 교제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그런 의사표시를 한 것이 사망해야 할 이유가 될까요? 그건 이해할 수 없어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로지 가해자에게만 있는 문제, 100%의 책임이 있는 거죠.
방송일시 : 2024년 8월 27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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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sail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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