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기술 원자로설계본부 결국 대전 등지고 떠난다
대전 지역 여론의 잔류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기술 원자로설계개발본부(이하 원설본부)가 본격적으로 이삿짐을 꾸리면서 우려했던 김천 이전이 결국 현실화됐다.
최근 한국전력기술은 대전 원설본부의 김천 이전과 관련 각 부서별 이사 일정을 공문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지했다.
공문에 따르면 원자로사업운영실, 원자로건설사업처, 가동원전사업처 등 3개 부서가 1차로 20일 갖가지 내부 기자재 등 짐을 포장한 뒤 21일 본격 이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21일부터 내달 6일까지 10개 부서가 5차례 걸쳐 순차적으로 대전에서 본사가 있는 김천으로 이전한다.
이전하는 인력은 약 300명 규모다.이처럼 앞서 원설본부 이전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드러나 강제 이전이 결국 현실화되면서 지역 사회의 원성이 높아진 상황.
여기에 더해 21일 이사 시작이라며 이전 날짜에 못이 박히면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전 반대에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19일 원설본부 이전 강행을 반대하는 논평을 내고 원자력 기술 경쟁력 악화와 연구개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치권의 규탄에도 불구하고 원설본부의 이전 시계는 계속 흐를 전망이다.
19일부터 본격적인 이삿짐 꾸리기가 시작되면서다.
계획상 이사를 위한 포장작업은 20일부터 시작이지만 이미 19일부터 일부 부서를 중심을 내부 기물 및 공용 물건 등을 포장하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설본부 관계자는 "20일부터 포장 작업이 시작되지만 갖가지 공용 물건과 장기 출장으로 부재중인 직원들을 물건도 있어 19일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설본부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이전에 반발하는 내부 인력들이 이직 및 퇴사로 인한 인력 유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기준, 원설본부 총원 332명 중 67명이 휴직 또는 연수를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올해 8월까지 자발적 퇴직자가 9명이 발생했는데 이중 8명이 30대고 대다수의 인원이 이직사유에 ‘김천이전’이라고 명시했다.
지역 과학기술계 한 인사는 "최근 정부가 원전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고 체코원전도 수주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역할론이 커진 상황인데 이전으로 인해 퇴사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원전개발본부의 존립이 위태해진 상황이다"며 "원자력연구원, 한수원 등 협력기관 대다수가 대전에 있어 김천 이전에 큰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현실화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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