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한 숟갈에 키가 6.4cm 줄어들 수도 있어
성장기 아이에게 음식은 곧 미래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준 간식이 키를 멈추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음식은 성장호르몬을 억제하고, 성조숙증을 유발해 성장판을 조기에 닫히게 만든다. 대만과 독일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 키에 치명적인 음식을 정리했다.
1. 탄산음료
“설탕이 성장호르몬을 억제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대만 소아내분비과 전문의 왕루팅의 인터뷰를 인용해 “설탕은 성장호르몬을 억제하고 성장판 폐쇄를 앞당긴다”고 전했다.
설탕이 몸에 들어가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이에 따라 인슐린 수치도 함께 상승한다. 이때 성장호르몬 분비는 억제된다. 학술지 ‘신경내분비학(Neuroendocrin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설탕 섭취 후 2~3시간 동안 성장호르몬 농도가 급감했다. 일부는 거의 측정이 안 될 정도로 떨어졌다.
탄산음료 한 잔이 매일 반복되면 성장호르몬 분비 패턴이 망가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성장판이 조기 폐쇄되면서 최종 키가 줄어들 수 있다. 실제 독일 연구에서는 혈당 조절이 잘 안 된 어린이 그룹에서 예상보다 키가 3cm~6.4cm까지 작게 자랐다.
2. 과도한 당분이 든 간식
“성장판을 닫는 속도를 높인다”
아이스크림, 젤리, 초콜릿 같은 단 간식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하지만 자주 먹이면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왕루팅 전문의는 “아이에게 체중 1kg당 1.75g의 포도당을 먹이고 성장호르몬 농도를 측정했을 때, 2~3시간 안에 수치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성장호르몬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신호다.
당분이 많을수록 인슐린 분비도 과도하게 늘어난다. 인슐린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고, 성장판도 빠르게 닫힌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시간대에서 손해를 보는 셈이다.
특히 잠들기 전 먹는 간식은 더 위험하다. 성장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이 시간에 혈당이 높아져 있으면 성장 신호 자체가 차단될 수 있다.
3. 인스턴트 식품
“당은 많고, 영양은 없다”
컵라면, 냉동 피자, 가공 햄 등 인스턴트 식품은 조리 시간은 짧지만, 성장에는 치명적이다. 대부분 나트륨, 포화지방, 정제당 함량이 높다.
설탕이 많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이로 인해 IGF-1(인슐린유사성장인자-1) 농도가 조기에 높아지고, 사춘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춘기가 빨라지면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 성장 가능 기간 자체가 짧아지는 것이다.
21일 서울신문은 하이키한의원 잠실점 이승용 원장의 말을 인용해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면 결국 최종 키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조숙증이 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인스턴트식품 섭취가 꼽힌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은 영양소 균형도 맞추기 어렵다. 단백질과 섬유소는 부족하고, 칼로리만 높다. 뼈를 만드는 데 중요한 칼슘과 비타민D 흡수에도 방해가 된다. 결국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다.
키 크는 골든타임, 놓치면 끝이다
성장기는 한정돼 있다. 4세 이상 어린이는 평균적으로 1년에 4~6cm씩 자란다. 사춘기에는 8~14cm까지도 크지만, 이 시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최종 키는 평생 그대로 멈춘다.
1년에 4cm도 크지 않거나 또래 대비 신장이 3% 미만이라면 반드시 검진이 필요하다. 아이 키가 또래보다 작다고 느껴졌다면, 식단부터 다시 봐야 한다. 단 음식을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바꿔야 한다.
잠도 중요하다. 밤 10시 이전에는 자야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된다. 스마트폰과 TV는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하루 1시간 이상은 몸을 써야 한다.
한 번 닫힌 성장판은 다시 열리지 않는다. 지금 먹는 음식이 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릴 때 먹은 것들이 키를 멈추게 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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