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요즘 매일 오후 동네 복지관에 다녀옵니다.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만 합니다.궁금한 마음에 어느 날 조용히 뒤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복지관 교실 창문 너머로 본 광경에 저는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매일 복지관으로 향하는 남편
남편은 점심을 먹고 나면 가방을 챙겨 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두 시간쯤 지나 돌아오면 늘 휴대폰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배우느냐고 물으면 대답 대신 웃기만 했습니다. 평생 기계라면 질색하던 사람이라 더 이상했습니다. 그날은 조용히 따라가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교실 창문 너머의 광경
남편은 복지관 스마트폰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강사의 설명을 공책에 꼼꼼히 받아 적고 있었습니다. 영상 통화 거는 법을 몇 번이나 되물으며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멀리 사는 손주들과 얼굴을 보며 통화하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서툰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는 남편의 모습에 코끝이 찡했습니다.

처음 걸려 온 영상 통화
며칠 뒤 저녁 남편이 제 앞에서 손주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습니다. 화면에 손주 얼굴이 뜨자 남편은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습니다. 손주도 할아버지가 영상 통화를 한다며 신기해했습니다. 그날 이후 주말 저녁마다 온 가족이 화면 너머로 인사를 나눕니다. 남편의 작은 도전이 우리 가족을 더 가깝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가족을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마음은 큰 감동을 줍니다. 서툴러도 그 정성은 충분히 전해집니다.배우자가 요즘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면 옆에서 응원해 주시면 어떨까요. 그 응원이 새로운 도전의 큰 힘이 됩니다.
Copyright © 나를 돌보는 마음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