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웨이브’ 올라탄 3·4성급 호텔, 핵심 투자처 급부상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호텔이 핵심 투자처로 떠올랐다. K팝과 의료관광 등 'K웨이브'를 앞세운 방한 관광객이 늘어난 덕분이다. 수요는 3~4성급 호텔에 몰리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판매객실평균요금(ADR) 상승을 이끌며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

26일 삼성증권이 발간한 '국내 호텔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방한 외국인 수는 2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과거 중국인 중심에서 대만,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국적이 다양해졌다. 특히 의료관광객은 2024년 117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체류 기간이 길어 호텔 수익성에 크게 기여한다.

관광객 수요는 가성비가 좋은 3~4성급 호텔에 집중된 반면 공급은 급감했다. 코로나19 기간 3~4성급 호텔 다수가 폐업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한 탓이다. 최근 공사비까지 3.3제곱미터(㎡)당 1500만원 선으로 치솟으며 신규 공급도 막혔다. 삼성증권은 이를 두고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 불균형은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2022년부터 3~4성급 호텔 ADR은 객실이용률(OCC)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이다. 서울 호텔 ADR은 일본 도쿄나 싱가포르보다 16~20% 낮다. 원화 약세까지 겹쳐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사진=삼성증권

호텔 거래 시장도 운영을 목적으로 한 3~4성급 중심으로 재편됐다. 팬데믹 기간에는 5성급 호텔을 허물고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거래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노후 자산을 매입해 리브랜딩하는 ‘밸류애드’ 전략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1~2성급 호텔이나 주유소, 오피스 건물을 매입해 글로벌 3~4성급 호텔로 탈바꿈시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일본 시장을 벤치마킹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은 2013~2019년 아베노믹스 시절 엔화 약세와 관광 정책으로 인바운드 붐을 겪었다.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은 부실 비즈니스호텔을 대거 사들여 글로벌 중급 브랜드로 전환해 큰 수익을 냈다.

국내 상장 부동산투자회사(리츠)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롯데리츠는 'L7강남'과 'L7홍대'를 연이어 편입하며 호텔 비중을 늘렸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서울 안국역 인근 주유소 부지를 코리빙 호텔로 개발한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신라스테이 마포'를 사들였고, 스폰서인 서부T&D는 용산 나진상가 부지 복합개발에 나선다.

이경자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호텔 시장은 1차 인바운드 관광 붐이 일었던 2013~2015년과 비슷하다"며 "상장 리츠가 주요 매수 주체로 부상하며 연간 2조원대 거래 시장으로 성장해 물류센터에 버금가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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