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윤석열·이준석 치맥회동, 내가 짰다”···이준석 “윤 ‘명 박사’라고 불러”
“이준석이 말한 ‘윤핵관보다 친한 배석자’ 그게 나”
이 “메신저 역할로 봤다···‘윤, 명씨 신뢰한다’ 판단”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키맨···영향력 논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총선 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3일 국민의힘 입당 직전인 2021년 윤 대통령과 이준석 당시 대표의 ‘치맥 회동’에 대해 “그걸 하게 한 건 나”라고 주장했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얼마나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느냐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명씨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공개한 녹취에서 “이준석 대표가 이래(요). 거기(회동)에 두 번 다 똑같은 분이 배석하셨다. 윤핵관보다 더 친하신 분이…. 그게 저”라며 “대통령이 전화가 오죠. ‘아니 이(준석)대표가 말야. 입당도 안했는데 우리 집에 온 거를 언론에 흘리면 어떡해?’ 그러면 건(국)대 앞에서 만난 거는 누가 그래 짰겠나. 치맥 첫 공식 행보라고 한 거. 그걸 하게 한 거는 나”라고 주장했다.
2021년 7월25일 보수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르던 윤 대통령이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치맥 회동’을 했는데 이 회동을 자신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치맥 회동 5일 뒤인 7월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명씨가 윤 대통령과 세 번째 만남을 이어준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다른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처음 본 건) 당대표 되고 한 2주 뒤였을 것, 아크로비스타의 사저에서 만났다”며 “건대 입구에서 입당 전 단계에 윤석열 전 총장과 만나는 건 (첫) 공개적인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세 번째 만남에 대해 “그때는 입당을 하기로 거의 확정짓는 자리였다”며 “그때 명태균 사장이 배석했다는 건 이번에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랑 윤석열 총장이 그전에도 봤기 때문에 명태균 사장이 못 만날 사람을 이어줬다는 것보다는 저희는 메신저 정도의 역할로 그때는 봤다”며 “전언을 하는 역할로 우선 명태균 사장을 신뢰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게 저희의 관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명씨는) 그 자리에 배석한 자리에서는 아무 말도 안 했다”면서도 “윤 전 총장은 명 박사라고 칭했고, 김건희 여사는 그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썼다”고 말했다.
명씨는 김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에 대해서는 “김영선이 거기(김해갑) 가서 경선하라고 하면 실질적으로 보름도 안 남았는데 어떻게 하래. 그래서 내가 여사님한테 ‘아니 이거 실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다’(라고 하니) 여사는 ‘내가 그거 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며 “근데 텔레그램에 남아 있는 거는 (김 여사가) ‘경선을 해서 거기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그 이야기 하셨다”고 말했다.
JTBC는 전날 명씨와 김 여사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김 여사에게 9차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기기로 한 김 전 의원에게 단수 공천을 달라고 요청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단수는 나 역시 좋다”면서도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의원이 약체 후보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한차례 답장을 보냈다.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국회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창원시청 공무원들에게 ‘오빠(윤석열 대통령)한테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김건희 여사의 통화 녹음을 들려준 적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무원들 앞에서 녹음을 틀어서 ‘오빠한테 전화가 왔죠?’ 이러면 공무원들이 가만히 있겠나”라며 “그리고 내용이 여사가 대통령한테 오빠라고 (하는) 걸 못 들어봤다. 그런 녹음 자체가 없다. 저한테는”이라고 말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명태균씨 같은 경우 대통령 후보 시절 이때는 상당히 대통령 후보 측하고 가까웠던 것 같다”며 “그 뒤의 행보를 보면 취임식 행사장에 나타났었다 정도인 것이지 여사나 대통령하고 관계는 많이 끊어진 걸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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