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AI는 어떻게 '게임 흥행' 예측하나

오진욱 넥슨 게임벨류에이션팀장이 24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5(NDC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준혁 기자

넥슨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더 많은 게임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오진욱 넥슨 인텔리전스랩스그룹 AI R&D실 게임벨류에이션팀장은 24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5(NDC25)’에서 ‘AI로 찾아가는 게임 흥행의 새로운 길-흥행 예측 AI 개발 활용 도전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오 팀장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기존의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먼 게임들이 흥행하는 사례가 잇따라 등장했다. 1인 개발작임에도 1100만장 이상 팔린 ‘리썰 컴퍼니’, 포커와 로그라이크를 결합한 독특한 게임임에도 500만장 이상 팔린 ‘발라트로’가 대표적이다. 로그라이크는 매번 무작위로 생성되는 던전이나 맵을 탐험하면서 진행되는 게임이다.

오 팀장은 “이처럼 기존의 공식과는 거리가 먼 성공 사례들을 미리 알아볼 수 있다면 게임 제작이나 투자 판단에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2002년 메이저리그 실화를 다룬 영화 머니볼을 언급하면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스포츠 산업을 어떻게 바꿨는지 설명했다. 그는 “과거 야구는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저평가된 선수를 발굴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었다”며 “하지만 게임 업계는 아직 ‘머니볼 이전’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오진욱 넥슨 게임벨류에이션팀장이 24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5(NDC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준혁 기자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는 AI를 제작하면서 △다양한 흥행 게임들을 분석한 ‘빅데이터’ △개인적인 직감이 아닌 ‘객관적 추론’ △가상 공간에서 진행되는 ‘시뮬레이션’ 등 크게 3가지 요소에 집중했다. 또 답변의 모든 과정이 확인 가능하고 틀린 답을 도출하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계속 학습해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넥슨은 모델 설계에 있어 전통적인 통계 기반 예측 모델인 GBM(Gradient Boosting Machine)과 LLM(Large Language Model, 대규모언어모델)을 혼합 운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GBM은 예측의 안정성과 해석력이 뛰어나지만, 정성적 요소 반영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LLM은 다양한 데이터를 포괄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과 결과의 일관성 측면에서 제약이 따른다. 이에 넥슨은 두 모델을 혼합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 AI를 이용해 모의시험을 했을 때 한 퍼즐 게임의 출시 후 12개월간의 매출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한 경우가 있었다. 반면 대규모 마케팅이 투입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경우 정확한 예측이 빗나간 사례도 있었다. 오 팀장은 “마케팅처럼 외부에서 급변하는 변수는 아직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AI를 통해 회사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동시에 AI를 통해 도출할 확률적 근거를 통해 회사가 감당 가능한 리스크 안에서 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게임 업계도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의사결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머니볼 사례처럼 저평가된 스캇 해티버그(Scott Hatteberg) 같은 게임들이 시장에서 기회를 얻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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