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트럼프·하메네이 승인뿐?···미 당국자 “호르무즈 개방·이란 고농축 우라늄 폐기 원칙적 합의”
미 당국자 “모즈타바 서명할지 예상 어려워”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폐기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미 언론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이란 측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CNN 등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아직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 합의가 어떻게 될지, 모즈타바가 공식 서명할지 등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합의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핵심 전제는 양측이 서명하면 전투가 중단되고 이란의 해협 봉쇄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단계적으로 해제되는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고농축 우라늄 폐기에는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합의에 이란의 미사일 비축량이나 우라늄 농축 중단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는 향후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미국은 20년 동안 우라늄 농축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이란에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해왔다.
다만 이란 측은 아직까지 고농축 우라늄 폐기에 합의했다는 미국 측의 주장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이란 핵 프로그램 등 양국 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중 상당수가 추후 협상으로 미뤄진 셈이다.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대이란 제재 완화와 이란 자산 동결 해제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고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할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부터 개방하고 핵 문제는 이후에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72시간 만에 냅킨 뒷면에 끄적이는 식으로 핵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즉시 재개방돼야 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약속에 대해 아주 진지한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갖고 있는 선택지를 60일 안에 모두 갖게 될 것”이라면서 군사 작전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누가 더 유리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인지는 협상 조건이 모두 공개된 후에야 알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번 결과를 승리로 포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항복’ 외에 이란과의 협상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의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 중이고, 시간은 미국 편”이라며 “미국 대표단에 합의를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것도 핵 문제에서 이란에 너무 많이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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