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된 씨앗 싹 틔워보니...멸종된 성경 속 치유 나무로 밝혀져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4. 10. 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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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된 씨앗을 발견해 키운 나무가 성경에서 치유 연고의 원료로 나온 나무와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공유한 나무와 잎을 전 세계 식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나무는 코미포라 속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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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사막에서 발견한 씨앗
14년 전 심어 3미터 나무로 키워내
분석 결과 암 퇴치 효과 화합물 발견
성경 속 약물 ‘츠리’ 원료로 추정돼
1980년대 유대 사막에서 발견된 1000년 된 씨앗. 사라 살론 박사 연구팀
1000년 된 씨앗을 발견해 키운 나무가 성경에서 치유 연고의 원료로 나온 나무와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식물은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로 다시 세상에 나와 화제가 됐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예루살렘 하다사 대학교 의료센터 연구팀은 1980년대 유대 사막의 한 동굴에서 깨끗한 상태로 발견한 고대 씨앗을 14년 전 심었다.

루이엘보릭 천연의학연구센터의 사라 샬론 박사 연구팀은 씨앗이 현재 약 3미터 높이로 자란 나무로 자랐으며, ‘셰바’라고 불리는 이 나무가 성경에 나오는 약용 식물 추출물인 츠리(tsori)의 원료가 되는 나무라고 추정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달 10일 발간된 ‘커뮤니케이션 생물학 저널’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나무의 나이를 추정하기 위해 나무에서 추출한 유기물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사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나무는 서기 993년에서 1202년 사이에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공유한 나무와 잎을 전 세계 식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나무는 코미포라 속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미포라 속에는 주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아라비아 반도에서 발견되는 약 200종의 나무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나무의 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나무는 코미포라 속에 포함된 나무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독특한 유전자 지문을 가진 미지의 코미포라 속 나무는 한때 유대 사막 주변 지역에 서식했던 멸종된 나무일 것으로 추정됐다.

1000년 된 고대 씨앗에서 성장한 나무 ‘셰바’. 사라 살론 박사 연구팀
처음에는 이 나무가 성경을 비롯한 고대 문헌에서 당시 전 세계로 수출됐던 향수인 ‘길르앗의 밤’이나 ‘유대인 발삼’의 원료 나무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나무에서 잠재적인 암 퇴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구굴테롤’ 등을 포함한 일부 화합물을 발견했다.

샬론 박사는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셰바 나무는 약용 화합물의 보물상자인 비방향족 코모포라 중 하나”라며 “발견된 치유 화합물의 존재로 볼 때 이 나무는 역사 문헌에서 언급된 ‘츠리’라는 약용 밤의 원천일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런던 큐 왕립 식물원의 종자 및 스트레스 생물학 수석 연구 리더인 루이스 콜빌 박사는 “이렇게 놀라운 수명을 가진 종자는 드물다”라며 “놀라운 점은 불과 한 번의 싹 틔울 기회를 가진 단 하나의 씨앗을 나무로 기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며, 이는 매우 운이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식물 종자를 종자은행에 보관하는 것이 매우 오랫동안 식물을 살아남게 해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주는 연구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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