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부진' 꼬리표…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패션' 반등 이끄나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사진 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회사를 총괄하던 그는 신세계그룹의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패션 부문'만 이끌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라이프 부문’에는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를 임명했다. 패션부문과 뷰티&라이프부문을 분리해 두 명의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분기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업인 화장품 사업은 고성장세를 이어갔으나 본업인 ‘패션 부문’에서 발목이 잡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월 패션업계에서 글로별 경험이 풍부한 윌리엄 김 대표를 신임 수장으로 선임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 속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두 명의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비로소 김 대표가 패션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검증받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직 개편이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와 윌리엄 김 대표의 경영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총괄하던 윌리엄 김 대표는 뷰티 부문에서 손을 떼기로 한 만큼, 패션 부문에서 반드시 실적 반등을 이뤄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결국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고 수장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울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사 체계의 틀을 깨고 임원진의 수시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상태다.

패션 사업부 내리막길

김 대표 취임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본업인 패션 부문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2022년 76.8%를 차지하던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의 매출 비중은 2023년(72%), 2024년(66.8%)로 줄어들었다. 해당 부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도 9746억 원으로 2022년(1조1936억 원) 대비 18.34% 감소했다.

아울러 최근 5년(2019~2023년) 중에서 김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역대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1조3543억 원, 영업이익 48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부문 상반기 매출 역시 4207억 원으로 지난해(4575억 원) 대비 8.04%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패션 부문 시장 침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수입 패션 앞세워 반등 노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론칭한 ‘더로우’, ‘꾸레쥬’, ‘뷰오리’ 등 수입 패션을 앞세워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라리끄·피비 파일로 등 글로벌 인기 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신규 패션 브랜드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패션 브랜드의 경우 전략적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육성할 계획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윌리엄 김 대표가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부터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도 중요하지만 뼈대가 되는 패션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