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BJ 살해, 40대 남성 징역 25년 선고···“성관계 중 살인은 의문”

남성 실루엣. 경향신문 자료이미지

20대 여성 BJ를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4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5년과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A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 도피)로 기소된 전 아내 B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고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생일 마감했으며 유족, 지인들을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확정적인 고의로 살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유족에게 죄책감을 느낀다는 정황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며 “과거 유사한 수법의 살인 전과가 있고 그 외 폭력 전과도 두 차례 있는데도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중형을 선고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A씨의 주장 가운데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서)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피해자의 재물을 빼앗으려 했거나 선물한 돈을 돌려 받으려는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해 확정적으로 고의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도 했다.

A씨는 지난 3월 11일 오전 3시 30분쯤 서울 은평구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 C씨와 성관계를 하다 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후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송을 하던 피해자에게 총 1200만원 가량을 후원했고, 올해 3월초부터 6차례 정도 만남을 이어왔다. A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의 집을 3차례 정도 오가며 사체 위에 물을 뿌리는 등 증거 인멸로 보이는 행위를 하거나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해 피해자 물건을 서울 각지에 나눠 버린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과 전자발찌 부착 명령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성관계를 하던 중 그만하란 말을 듣고도 멈추지 않고 행위를 이어가 피해자를 질식하게 한 점 등 범행이 중대하다”며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케 했음에도 억울함만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사고였을 뿐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피해자의 목을 감았던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쾌감을 위해서였지, 결코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피해자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했다.

A씨는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살인)전과가 있어 이번 일이 발각되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 있다는 두려움에 도망갔다”며 “사체에 물을 뿌린 것은 담뱃재가 묻어 그것을 씻겨 주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