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닷컴, ‘신뢰거래’ 앞세워 K셀러 공략…수수료 부담은 과제

알리바바닷컴이 7일 서울 강남구에서 '거래보증(TA)'의 국내 공식 출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코리아 지사장, 션양 글로벌사업개발 총괄본부장, 서머가오 글로벌공급망 총괄, 앤드루 천 결제 및 거래 총괄 /사진 제공=알리바바닷컴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중소셀러 유치에 속도를 내며 ‘거래보증(Trade Assurance, TA)’을 국내에 공식 도입했다. K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커지는 흐름에서 결제안정성과 신뢰를 보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한국 셀러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권 국가보다 높은 수수료율은 국내 셀러에게 수익성과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션양 알리바바닷컴 글로벌사업개발 총괄본부장은 7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 중소기업이 당사 서비스를 이용해 보다 쉽고 안전하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TA는 6월30일부터 국내 셀러를 대상으로 시범운영된 뒤 이날 공식 출시됐다.

TA는 에스크로 기반의 자금보호 시스템으로 해외 바이어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안전장치다. 셀러는 안정적인 대금 회수를 기대할 수 있고, 바이어 역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와 거래할 수 있다. 특히 신뢰도가 낮은 바이어를 사전에 식별할 수 있어 거래 초기 단계에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K제품 수출 급증... 거래 리스크 줄여

1999년 설립된 알리바바닷컴은 전 세계 190여개 국가와 지역의 바이어와 판매자를 대상으로 대외무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이다. 지난해 8월 한국 시장에 K셀러 전용 웹사이트인 '한국 파빌리온'을 론칭하며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 지원하고 있다.

이후 K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자 알리바바닷컴은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실제로 한국 파빌리온의 트래픽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고, 산업별 성장세도 뚜렷했다. K뷰티는 미국·영국·멕시코·프랑스 등 주요 수출국에서 거래가 45.4% 늘었고, 같은 기간 K푸드는 56.1%, K패션은 74.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TA 서비스는 여러 해외 시장에서 이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알리바바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어의 55%가 TA를 활용하고 있다. 신규 바이어의 온라인 결제 전환율도 35%에 달한다. 결제부터 배송까지 거래 전 과정을 플랫폼에서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효율적이고 간소화된 무역환경을 원하는 시장의 수요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서비스는 한국 셀러들이 직면한 온라인 무역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바이어에 대한 신뢰 확보의 어려움,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거래절차, 이행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 부족 등이 공통적인 애로사항으로 꼽힌 바 있다.

서머가오 알리바바닷컴 글로벌공급망 총괄은 “이런 문제는 개별 셀러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스템과 구조적 지원의 재정비가 필요했다”며 “신뢰가 곧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선택 받을 수 있도록 핵심 기능을 고도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보다 높은 수수료

션양 알리바바닷컴 글로벌사업개발 총괄본부장이 7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알리바바닷컴

다만 한국 셀러에게 적용되는 수수료 체계가 중국권 국가 대비 다소 높은 편인 것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비스 가입은 무료지만, 한국의 경우 거래 성사 시 총액의 4%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건당 100달러의 상한선을 적용한다. 신규 셀러에게는 첫 3건의 거래에 한해 수수료가 면제되고, 프리미엄 등급 셀러는 수수료가 절반 수준인 2%로 적용되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중국·홍콩·대만 등 기존 공급국은 수수료율이 2~3%로 낮고 상한선은 공급자의 등급에 따라 100~350달러까지 유동적으로 설정된다. 국가별 구조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는 셀러의 수익성 관리와 참여지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션 본부장은 “수수료율은 국가별 비즈니스의 구조적 요인이 달라 단순비교가 어렵다”면서 “한국 시장에는 업계 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닷컴은 이번 TA 출시를 계기로 한국 시장의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국내 셀러 대상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6월에는 부산에 신규 사무소를 개설했고, 현재 10여명 규모인 현지팀도 점차 확장할 예정이다.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코리아 지사장은 “5000만명 이상의 글로벌 바이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국 중소기업 셀러에게 실질적인 수출기회를 제공하고 물류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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