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아직 시험발사를 거치지 않은 화성-20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재진입체 6기가 장착된다는 사실이 사진 속 안내판을 통해 처음 드러났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38 NORTH)는 29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11일 공개한 화성-20형(HS-20)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에 6기의 재진입체(RV)가 장착돼 있음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국방혁명박물관' 준공을 알리며 공개한 미사일 사진 23장 가운데 6장이 화성-20형이었다. 아직 발사 시험을 거치지 않은 고체연료식 이동식 ICBM이다.

"두 개씩 세 묶음, 모두 6기"
공개된 사진 속 안내판에는 독립적으로 표적을 지정할 수 있는 다탄두 재진입체(MIRV) 탑재체에 재진입체 6기가 장착된다고 표시돼 있었다. 38 노스는 이것이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라고 전했다. 재진입체는 두 개씩 세 묶음으로 구성된 6기가 배치돼 있었다. 또 다른 안내판에는 이 미사일의 사거리가 미국을 넘어 남아메리카까지 도달할 만큼 길다는 점이 표시됐다. 이는 기존 추정치와 일치한다.

"재진입 견딜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38 노스는 성능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화성-20형으로 추정되는 재진입체는 크기가 충분히 크지 않고 끝이 충분히 뭉툭하지 않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대기권 재진입 과정의 열과 충격을 견뎌낼 것으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탄두 체계는 재진입체를 각기 다른 표적으로 유도하는 모의탄두 분리 기술과 재진입 시 고열을 견디는 내열 기술이 함께 입증돼야 완성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으로 간접 공개한 이유는 불분명"
38 노스는 북한이 왜 아무런 세부 사항도 공개하지 않은 채 사진으로 이러한 무기 개발 계획을 간접적으로 알렸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짚었다. 핵무기와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근히 상기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 반대로 아직 새로운 미사일을 전면에 내세울 단계가 아니라고 봤을 가능성이 함께 거론된다. 화성-20형은 지난해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박물관 준공이라는 비(非)군사 행사를 통해 전략무기 정보를 흘리는 방식은 북한이 최근 반복해 온 패턴이다. 시험발사 없이 안내판 문구만으로 다탄두 탑재 수를 공개한 이번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실제 성능 검증은 발사 시험 이전까지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다. (사진 출처=뉴시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