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 필름 ‘합작법인’ 설립…수익성 개선 ‘속도’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코오롱인더스트리 원앤온리타워. / 사진 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연간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내던 필름 사업부문을 떼어내 SK마이크로웍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2분기까지는 JV 설립과 희망퇴직금 등 일회성비용이 반영돼 수익성 개선이 더뎠지만 하반기부터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달 8일 이사회를 열어 PET필름 사업을 분할해 한앤컴퍼니의 SK마이크로웍스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8%, SK마이크로웍스가 8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8%의 지분 취득에 1296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고려하면 합작법인의 전체 규모는 7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양사는 JV 설립에 동반매도청구권을 포함시켰다. 발행회사의 이해관계인이 보유한 발행회사의 주식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자 할 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발행회사의 이해관계인과 동일한 조건으로 발행회사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도할 수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마이크로웍스가 산업용 필름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SK마이크로웍스는 2022년 12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SKC의 모태사업으로 다양한 필름소재를 개발, 사업화하고 있다. 양사는 산업용 필름 등 일부 사업을 각각 출자할 예정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PET필름 생산 설비 등 유형자산을 현물출자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필름 사업부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711억원, 86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올해 초 시장에선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필름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결국 SK마이크로웍스와의 JV 설립으로 가닥을 잡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한앤컴퍼니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PET 필름 부문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며, “양사의 기술력과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 2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김경태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관리담당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산업자재, 화학, 필름, 전자재료 핵심 부분은 지난해 동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라며 “다만 기타 부문 영업이익이 필름 제거에 따른 희망퇴직과 같은 일회성 비용 등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JV 설립은 중장기적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필름 사업 부문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연결실적에 포함돼 있어 전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면 JV 설립 이후부터는 지분법손익으로 변경돼 연결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기존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미래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아라미드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고 수소와 이차전지 및 친환경 솔루션 등 신수종 사업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나갈 방침이다.

김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