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문화놀이터…‘들락날락’ 2030년까지 300곳 만든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1호 공약으로 ‘살기 좋은 15분 도시 조성’을 내걸었다. 15분 도시는 보행 기반 일상의 편리함과 소통·교류로 시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도시를 비전으로 한다. 국제신문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아동부터 청년,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세대별로 추진 중인 15분 도시 사업을 살펴 보는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 부산시청 1호점 시작으로 확대
- 미디어아트 등 디지털체험 다채
- 지역특화 다양한 콘셉트로 운영
- 부산형 늘봄프로젝트 본격 추진
- 영영아반 확대…365일 돌봄제도
국가 전체가 저 출생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부산 역시 지난해 합계출산율 0.66명을 기록, 0.7명선이 무너지는 등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겪는다. 이에 부산시는 ‘아동이 행복한 15분 도시’를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놀이와 돌봄은 물론 교육과 의료에 이르기까지 아이를 낳아 마음 편히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 집 근처 ‘들락날락’서 놀고 배운다
부산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은 아동이 행복한 15분 도시의 핵심 시설이다. 이름 그대로 아이와 부모가 들락날락하면서 아이의 창의성과 가족의 문화적 감수성을 키우고 지역사회 문제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유치원생 초등학생과 부모는 첨단기술과 문화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놀이터인 이곳에서 놀이와 독서부터 디지털 체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누린다.
부산시는 2030년까지 부산 전역에 총 300곳의 들락날락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 올해 7월 말 기준 이미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곳은 100곳에 달한다. 서부산권인 사하구와 사상구에 각각 15곳과 12곳이 있고, 원도심인 중·동·서·영도구에도 총 22곳이 이미 개관했거나 조성이 한창이다. 부산의 동서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에 따른 것이다. 100곳의 들락날락은 저마다 다른 콘셉트와 콘텐츠를 가질 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규모를 대·중·소로 나눠 지역별·시설별로 각기 특색을 살린 다양한 공간에서 어린이와 가족의 요구에 맞는 다채로운 활동을 제공한다.
들락날락을 대표하는 곳이자 상징적인 공간은 바로 ‘1호점’인 부산시청 들락날락이다. 2022년 9월 문을 연 시청 들락날락은 시청 1층과 3층에 마련돼 있다. 업무를 보거나 민원을 위해 시청을 찾는 사람들은 시 청사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디지털 체험을 통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미디어아트 전시관, 3D 동화체험관, 미디어월, VR실감공간 등이 조성됐다. 개관 후 지난 6월까지 38만7000여 명의 어린이와 가족이 이 곳을 찾는 등 부산을 대표하는 어린이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역시 대형 들락날락인 만덕도서관(북구) 을숙도문화회관(사하구) 사상구 육아종합지원센터(사상구) 부산진구 기적의도서관(부산진구) 들락날락도 이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화 들락날락’도 눈길을 끈다. 부산시는 지난 5월 한국예탁결제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폐교된 동구 좌성초등학교 부지 내에 ‘금융특화 도서관 들락날락’을 조성하기로 했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이곳은 지역 어린이와 주민에게 체험형 금융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년에는 사하소방서 안전 체험관을 재정비해 ‘소방특화 들락날락’을 조성한다.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어린이 소방·안전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들락날락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가 대표적이다. 스토리텔링, 만들기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주도하며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놀이형 원어민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을 타 신청이 줄을 잇는다.
이 외에도 신체놀이(맘껏 놀자) 디지털교육(디지털배움터) 문화예술(예술로 그린 들락날락) 심리상담(똑똑 마음아) 독서놀이(독서프로그램) 환경교육(나도 멋진 환경지킴이) 과학교육(들락날락 과학교실) 등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내 아이처럼 애지중지 돌본다
부산시는 올해부터 시교육청, 16개 구·군, 지역 대학과 함께 부산형 통합 늘봄 프로젝트 ‘온 부산이 온종일 당신처럼 애지중지’의 본격 추진에 나섰다. ‘온 부산’이 ‘온종일’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한다는 취지로, 공공이 보육과 교육을 책임진다는 뜻이다.
시가 주도하는 ‘당신처럼 애지중지’는 ▷부산형 영영아반 운영 확대 ▷시간제 보육 확대 ▷오후 8시까지 공공돌봄체계 구축 ▷365일 열린시간제 보육·돌봄기관 확대 ▷돌봄 특화 프로그램 운영 등이 있다.
시는 우선 생후 12개월 이하 아동 집중보육 어린이집 운영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보육교사 1인당 돌봄 영아 수를 현재 3명에서 2명으로 줄여 교사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보육의 질을 높인다. 또 가정양육 중이라도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100개 반에서 운영 중인 시간제 보육을 194개 반으로 늘린다. 여기에다 긴급한 경우 밤과 휴일이라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365 열린시간제 어린이집을 4곳에서 8곳으로 늘리고, 초등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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