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장사천재 조서형 "화보, 광고 촬영 줄이어" [인터뷰M]
지금 우리나라에서 역대급 패러디와 밈이 생성 중인 화제의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해 이슈가 된 인물 '장사천재 조사장'의 조서형을 만났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9일(수)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top10.netflix.com)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지난 9월 30일(월)부터 10월 6일(일)까지 4,0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4개국 1위를 포함, 총 18개국 TOP 10에 오르며 열풍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 기록이다. 넷플릭스 코리아 예능이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한 것은 최초다.
프로그램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조서형은 "하루에 두세 개씩 매일 인터뷰나 촬영이 있다. 10월은 하루도 빠짐없이 스케줄이 차 있다. 화보도 5개 정도 더 남았고 광고도 3개 정도 더 촬영이 남아 있다. 매장도 원래 예약이 잘 안 되는 술집이긴 했는데 초단위로 예약이 차버렸다. 10월 예약의 경우 8초 만에 마감되었는데 동접자수가 5만 4천 명이었다 하더라. 그 플랫폼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이야기해 주셨다.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근황을 밝혔다.
프로그램의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조서형은 "원래 저를 요리사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냥 장사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파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제가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보니 요리사가 맞더라. 나는 유학파도 아니고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도 아닌 설거지부터 시작해서 올라온 케이스다. 장사를 하면서 한 번도 옆 가게와 경쟁해 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요리사라면 나도 한번 미슐랭 출신 셰프들과 경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출사표를 던진 이유를 밝혔다.
조서형은 "처음에는 다들 나가지 말라고 했다. 매장도 3개나 하고 더 확장의 계획도 있던 상황이라 주변에서 광속으로 탈락하면 직원들은 어떡하냐며 가족까지 말렸다."라고 프로그램 제안 초반의 분위기를 전하며 "하지만 어떻게 결정했는지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출연을 결정했다."며 뚝심 있게 출연하게 되었음을 알렸다.
조서형이 운영하는 술집은 대기업 회장도 다녀와서 SNS에 자랑을 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미 이곳의 메뉴는 전국의 술집과 음식점에서 따라 할 정도로 알려진 곳이었다. 게다가 29살의 젊은 나이에 여러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장사수완이라니. 이런 그녀에게 장사천재라는 닉네임은 너무 찰떡같았다.
조서형은 "넷플릭스 팀에서 정해준 닉네임이다. 어려서부터 장사를 했고 그게 다 잘돼서 별명을 붙여준 게 아닐까 싶다"며 닉네임에 만족감을 표했다.
'장사천재 조사장'의 명찰을 달고 서바이벌 현장에 투입된 조서형은 "동종업계 사람들이 그렇게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운데 다들 비밀로 하고 나왔더라. 보자마자 서로 '뭐야, 왜 나왔어' '네가 나왔다고?' 이런 반응이었다. 대기실에서는 경쟁이라 생각하니까 쉽게 말도 안 꺼내지더라. 조용히 면면을 살펴봤는데 대부분이 양식 셰프 중심이었고 한식을 하는 분이 몇 분 안 계시더라. 그래서 내가 한식으로 승부수를 보자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장사천재가 아닌 승부사 다운 기질을 드러냈다.
조서형의 승부 전략은 심플하고 명료했다. "한식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계절감과 푸짐함이다. 촬영 당시가 겨울이었고 겨울에 통영의 해산물이 가장 맛이 잘 들 때였다. 홍합, 새우, 조갯살을 이용해서 통영식 나물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주어진 100분의 시간 안에 나물도 만들고 순대도 만들고 김치도 만들어 내는 걸 보여주겠다 작정하고 하얀 비빔밥이라는 메뉴를 선정했다."며 첫 미션인 흑수저 결정전에서 비빔밥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첫 번째 미션에서 자신이 제일 잘하는 걸 했다는 조서형은 "한식은 조금씩 요리하면 맛이 잘 안 난다. 나물이나 국이나 큰 손으로 막 대야에 묻히고 곰솥에 팔팔 끓여야 맛이 나는 카테고리여서 손이 큰 것도 보여주고 싶어서 거의 50인 분량의 나물을 무쳤다. 음식을 오래 하다 보면 손이 빨라져서 재료 손질은 뭐 걱정도 없었다. 나물 무치는 그릇도 문 주라고 동으로 만든 냄비 같은 게 있다. 엄청 무거운 그릇인데 거기게 바락바락 무쳐야 안정감 있게 요리가 돼서 그릇까지 가져가고 진짜 많은 걸 준비했었다"며 얼핏 봐도 규모감이 느껴졌던 재료준비 과정을 이야기했다.
'흑백요리사' 전체 과정을 통틀어 비빔밥이라는 요리는 여러 차례 나왔다. 그중에 조서형의 비빔밥은 독보적이고 특이했다. 그는 "이런 비빔밥은 저밖에 못한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보니 외국인이 보기에도 비빔밥 하며 고추장에 계란프라이, 육회 등 정형화된 그림을 떠올릴 것 같았다. 그래서 저는 하얀 비빔밥을 만들었다. 나만 먹어봤으니까 나만 표현할 수 있는 비주얼과 맛이었다"며 처음부터 자신 있었던 메뉴 선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의 전략은 좋았고 백종원 심사위원은 "불현듯 잊혔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잊혀가는 음식을 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맛깔스럽게 재현한 게 좋았다. 고맙기도 하다"며 극찬을 했다. 조서형은 "촬영 당시에는 몰랐는데 방송으로 백종원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집에서 울었다. 내 진심이 요리로 드러났나 보다 싶더라. 여태까지 한식을 했던 마음가짐 하나가 그 사람한테 진심으로 느껴졌구나 느껴져서 방송을 보며 울었다"며 심사평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흑백요리사'가 초반에 공개되고 조서형에 대해 다들 '어떻게 저렇게 젊은 요리사가 할머니의 손맛을 재현해 내지?'라며 감탄을 했었다. 귀티 나는 외모에 세련된 스타일까지 갖춘 조서형의 비주얼을 보면 양식이나 디저트가 어울릴 법 한데 전통의 한식을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조서형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한국인의 밥상'이거든요. 방송을 봐도 음식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런 프로그램은 뻔하다. 할머니들이 장 담그고 할머니들이 음식하고 잊혀가는 음식을 영상으로 남긴다. 저는 그걸 보면서 항상 공부를 하니까 그 잊혀가는 맛을 내가 재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른 사람이 하는 건 요즘 트렌드 음식인데 잊혀가는 음식을 재현하는 건 나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햇 한식을 하게 된 것."이라며 전통 한식에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또한 "트렌디함을 쫓아가면 유행이 지나가고 나면 사라질 수 있는 매장이 된다. 사라질 수 없는 걸 만들려면 사람들이 계속 기억하고 잊히지 않는 음식을 해야 된다 생각한다."며 장사천재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말도 했다.
조서형은 "처음에는 정말 자신감이 많았다. 장사할 때도 그런 게 있는데 '이거는 나 밖에 못 판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이건 나 밖에 못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자신만만했던 첫 번째 미션을 회상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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