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불러온 쌍용차 파업...손배소 16년 만에 '마침표'

KG모빌리티, 손배소 채권 집행 않는다는 확약서 금속노조에 전달..."대승적 차원"

최근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유래가 된 쌍용자동차 파업 손배소 사건이 16년 만에 완전히 마침표를 찍었다.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가 2009년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를 상대로 제기해 대법원에서 확정된 쌍용차파업 손해배상 채권 40억원을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 노조는 30여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의 목숨을 앗아간 손배소 굴레에서 마침내 벗어나게 됐다.

2009년 7월 20일 파업이 진행중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 연합뉴스

1일 전국금속노조와 KG모빌리티 등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지난달 2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금속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 미집행 안건을 통과시켰고 이날 금속노조에 이런 내용이 담긴 확약서를 전달했다.

확약서에는 'KG모빌리티는 대법원 손해배상 사건 관련 2025년 9월 30일 자로 손해배상 채권을 집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는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이에 반발한 노조는 77일 동안 공장점거 파업을 벌였다. 회사는 파업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노조와 조합원을 상대로 150억원대 소송을 냈다.

손배소 압박과 파업 진압에 따른 트라우마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는 등 손배소가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이후 사측은 2015년 12월 조합원 개인에 대한 소송은 취하했지만 노조에 대한 손배소는 유지했다. 결국 대법원은 올해 5월 20억922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치면 노조가 부담해야 하는 액수는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 확정판결 이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KG모빌리티 노조 간 손배소 해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고, 사측이 미집행 의견을 수용하면서 손배소 문제가 16년 만에 일단락된 것이다.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이라는 이름도 법원이 2014년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47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하자, 한 시민이 연대의 의미로 4만7000원을 넣은 노란 봉투를 한 언론사에 전달한 데서 시작됐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2009년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사건이기 때문에 노란봉투법과 관련 없이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내년 3월 10일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8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성 확대 ▲노동쟁의 범위 확대 ▲손해배상 책임비율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파업 시 회사가 노조원 개인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조원 책임의 범위가 제한됐다. 생계 파탄을 방지하고 불필요한 소송을 억제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종전에는 하청 사업주만 교섭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원청도 사용자로 인정함에 따라 하청 직원도 본사와 직접 교섭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임금, 휴가 등 직접적인 사안에 대해서만 파업이 가능했지만 구조조정, 공장 이전 같은 사안도 파업 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