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여기자, '장애아'는 계획에 없었다...입소문 터진 '이 영화'

신진 기자 2024. 9. 1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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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에게'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1위
발달장애 아들 둔 엄마 류승연 작가 실화
"여전히 외딴섬에서 나오기 위해 발버둥"

이번 추석, 이런 영화는 어떨까요.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그녀에게'가 독립예술영화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주인공은 잘나가는 신문 기자 유상연. "40대엔 정치부장, 50대엔 편집국장이 될 거야." 미래를 거침없이 그리던 그녀의 인생에 풍랑이 불어닥칩니다. 기적처럼 갖게 된 쌍둥이 중 둘째가 장애 판정을 받고, 삶은 180도 변합니다. 장애라는 '외딴섬'에 갇혔던 모자가 세상에 스스로 걸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실화가 바탕입니다. 실제 언론인 출신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원작입니다. [지금 이 뉴스]에 류승연씨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장애는 병이 아니라 삶의 방식"



“올해의 기자상, 유상연 기자.”
“아이는 무조건 둘. 40대에 정치부장, 50대에 편집국장.”
(영화 '그녀에게' 中)

성공 가도를 달려온 정치부 기자 상연.

다정한 남편, 기적같이 생긴 쌍둥이까지.

탄탄대로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 양수 터져서 응급실 간다”
“선생님, 아기 왜 안 울어요?”
(영화 '그녀에게' 中)

쌍둥이 중 둘째 아들이 장애 판정을 받고, 상연의 인생은 180도 바뀝니다.

"자폐 성향을 동반한 지적 장애고요. 지우는 현재 장애 2등급으로 나왔네요." (영화 '그녀에게' 中)

영화 〈그녀에게〉 스틸 컷. 〈사진=영화로운 형제〉

"나 역시, 장애 혐오를 가진 비장애인이었다"



지난 11일 개봉해 독립예술영화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그녀에게'는 실화가 바탕입니다.

신문 기자 출신인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가 원작입니다.

류 작가는 "장애라는 외딴섬에 갇혔다가, 나아가는 과정이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네 잘못 아니야. 그거 절대 엄마 잘못 아니야.” (영화 '그녀에게' 中)

[류승연/작가 : 어떻게 보면 저 개인적인 문제였던 거예요. 장애를 굉장히 부정적인 것, 나쁜 것, 어떻게든 고쳐서 없애야 하는 것…. 이 장애 혐오가 있었기 때문에, 나쁜 게 내 아들에게 가 있다니 이게 용납이 안 됐던 거죠.]

장애는 치료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류승연/작가 : 그냥 아들이 가진 삶의 정체성이구나 하나의 삶의 방식이구나.]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작가 류승연씨와 아들 동환이. 〈사진=류승연〉

"엄마, 너무 힘들면 텔레비전에 나가 도와 달라고 해"



그랬는데, 요새 다시 그 외딴 섬에 고립되는 느낌이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류승연/작가 : 중학교 3학년이 됐는데 키가 186cm예요. 이 사회가 발달장애인에게 덮어 씌워놓은 대상화, 상자 이런 게 있다면 거기에다가 플러스 3개가 더 추가되더라고요. 덩치 큰, 남성, 그리고 중증……. 사람들이 "너네 들어가, 들어가"라고 등을 떠미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엄마는 그래서 영화를 만드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너무 힘들면 텔레비전에 나가서 도와달라고 하라"던 쌍둥이 첫째 딸의 목소리도 귓가에 울렸습니다.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해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류승연/작가 : 그냥 나랑 같은 사람이었구나. 아, 저런 삶의 방식으로 살고 있구나. 알아주시는 것, 그것부터 저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르면 낯설고, 낯설면 오해하게 되는 타인의 삶.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알아야 합니다.

류 작가는 이 영화가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마중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

화면제공 : 영화로운 형제
영상편집 : 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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