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끝나는 ‘MBO 봉합술’, 덜렁거리는 발목 잡는다

윤성철 2026. 2. 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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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해진 발목 인대 다시 잡아줘…만성 발목 불안정증(CAI) 치료 효과도
발목을 접질렀을 때 가장 크게 손상되는 부위는 발목 바깥쪽 '전거비인대'(前距腓靭帶)다. 발목 염좌의 70~80% 정도가 여기서 발생한다. 사진=부산큰병원

부산에 사는 62세 남성 B 씨는 4년 전 발목을 접질린 후 지속되는 발바닥 통증으로 고통받았다. 여러 차례 족저근막염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발바닥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고, 발목을 자주 삐끗하는 증상도 계속됐다. 뒤늦게 받은 MRI 검사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진짜 원인은 족저근막 때문이 아니라 이전에 접질렀던 발목의 인대 파열 때문이었다. 방치된 인대 손상이 만성적인 발목 불안정증(CAI)을 불러왔고, 이것이 발목에 발바닥까지 아프게 만든 주범이었던 것이다.

'전거비인대' 손상이 부르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CAI)

발목을 접질렀을 때 가장 흔하게 손상되는 부위는 발목 바깥쪽의 '전거비인대'(前距腓靭帶)다. 종아리뼈와 발목 관절의 앞쪽을 이어주는데, 발목이 안쪽으로 꺾일 때 발목뼈가 앞으로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발목 외측 인대 중 가장 약해서 발목 염좌의 70~80% 정도가 여기서 발생한다.

또 다른 문제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되거나 뼈에서 떨어져 나간 상태를 방치할 때 생긴다.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인대가 느슨해지거나 기능을 잃어 발목이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CAI, Chronic Ankle Instability)으로 이어진다.

부산큰병원 정주선 병원장(정형외과)은 "정상적인 발목은 위아래로만 움직여야 하지만, 만성 불안정증 환자는 관절이 앞뒤로 덜렁거리며 빠졌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한다"고 했다. 또한 "발목이 흔들리면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종아리 및 무릎 통증 등 다양한 2차 질환을 유발한다"고도 했다.

발목 인대 단단히 고정하는 '봉합술'(MBO) 받았더니

만성적으로 늘어난 인대를 다시 팽팽하게 잡아주는 표준 치료법이 바로 MBO(Modified Broström Operation, 발목 인대 봉합술)다.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2cm 정도로 최소화하고, 2mm 크기의 미세한 나사못(앵커)을 이용해 인대를 관절낭과 주변 보강조직에 함께 단단하게 고정한다.

정 원장은 "숙련된 의사인 경우, 핵심적인 봉합 과정이 5분 남짓 정도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라며 "특히 대부분의 경우, 부분 마취만으로도 할 수 있어 고령 환자, 기저 질환자도 부담이 적다"고 했다.

그는 특히, 관절 내시경 대신 직접 절개해 들어가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이는 봉합의 견고함 때문이다. "내시경 수술에 사용하는 생리식염수는 조직을 흐물흐물하게 만들어 봉합이 느슨해질 수 있다"며 "직접 절개하여 인대와 주변 조직을 한 번에 단단히 묶어야 재발 위험이 낮다"고 했다.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와 운동 마니아들에게도

발목 문제는 노화로 근력이 약해진 노령층뿐만 아니라 등산, 축구, 조깅 등을 즐기는 스포츠 애호가들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러면서 또 상당수는 반복 손상과 불안정증을 경험한다.

그런데 이를 방치할 경우, 발목 연골까지 빠르게 마모되어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최악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까지 나빠질 수 있다.

정 원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체중을 1kg 줄이면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하중이 약 4~6kg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정주선 병원장(정형외과)은 "발목이 흔들리면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종아리 및 무릎 통증 등 다양한 2차 질환을 유발한다"고 했다. 사진=부산큰병원

MBO 수술할 때 삽입한 나사못(앵커)은 나중에 다시 뽑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수술에 사용되는 앵커는 플라스틱이나 실로 만든 아주 미세한 장치예요. 뼈 속에 완전히 삽입됩니다. 겉으로 만져지지 않고 몸에 해롭지 않고요. 인대를 뼈에 고정하는 역할을 마친 후에도 따로 제거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는 영구적인 장치죠."

수술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단계별로 순차적인 회복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먼저, 수술 다음 날엔 발을 땅에 딛는 것이 가능해요. 그로부터 3주간 깁스나 특수 보조기를 착용해 봉합 부위를 보호해주는 것은 필요하고요. 그 이후엔 보조기를 풀고 일상 보행을 시작하며, 수영이나 자전거 운동을 권장합니다. 이어서 2개월 후엔 가벼운 조깅이나 등산이 가능하고, 4개월 이후면 축구, 농구 같은 격렬한 스포츠도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인대가 끊어져도 걷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요. 이 때도 굳이 수술을 받아야 할까요?

"당장 걷는 데 지장이 없더라도 '덜렁거리는 발목'은 관절 내 연골을 계속 갉아먹죠. 그렇게 연골이 마모되면,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고요. 나중엔 연골 재생술이나 인공관절 수술로 가야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술에 앞서 여러가지 보존적 치료도 받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MBO를 통해 인대 기능을 복원해주는 것이 효율적일 테죠."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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