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도 삼성전기가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인공지능(AI), 전장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더불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에서 성과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도 환율 변동 등 비우호적인 대외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스마트폰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AI 서버·네트워크와 전장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해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비수기 불구 실적 '선방'…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
삼성전기는 31일 올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846억원, 영업이익 21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1% 각각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집계한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증권가 전망치)는 매출 2조7178억원, 영업이익 2071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이번 실적에 대해 삼성전기는 "비우호적인 환율 상황에도 AI·전장·서버 등 고부가제품 수요 증가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었다"며 "산업·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및 AI 가속기용 고성능기판(FC-BGA) 등 공급을 확대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조280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기차(EV) 확대를 비롯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보급 확산, AI 서버와 네트워크 수요 증가에 따른 고부가 MLCC 공급 증가가 실적을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 기판 사업을 맡고 있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56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ARM 프로세서용 BGA 등 고부가 패키지기판 공급 확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2분기부터 본격 출하를 시작한 AI 가속기용 FC-BGA도 성장에 기여했다.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 증기한 93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전 분기 대비로 줄었지만 해외 고객사향 고성능 모듈과 인캐빈(실내용) 카메라 등 전장용 제품 공급이 증가했다.
하반기 불확실성 지속…로봇·자율주행 등 신사업 육성
삼성전기는 하반기에도 대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진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응용처들의 수요 가시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주요 거래선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효과와 AI서버 네트워크, ADAS 등 산업·전장용 제품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2분기보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용량 및 고전압 MLCC와 빅테크용 중앙처리장치(CPU), AI 가속기용 기판 등 고성장·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실리콘 캐퍼시터, 글라스 기판 등 핵심 기술을 확보도 차질없이 준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메라모듈사업은 전장·휴머노이드 등 신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확장에 나선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은 로봇택시 등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로 응용처 확대가 전망된다"며 "특화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고 고해상도, 발수코팅 등 차별화 기술로 EV 고객사의 자율주행 플랫폼 기술 확장에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수 글로벌 톱티어 고객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휴머노이드 카메라 모듈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라며 "렌즈 및 액추에이터 내재화, 초소형·장수명·저전력 및 고속 오토포커스 등 차별화 기술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하고 다양한 고객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컨콜에서는 미국과의 관세 협정 타결과 투자 계획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동우 기획팀장 부사장은 "관세 인상과 환율 변동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확대에 따라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 많은 MLCC가 적용되는 등 고부가 부품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고온·고용량·고신뢰성 제품 중심의 라인업 강화와 임베디드 수요 대응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전사 투자 규모는 전장용 MLCC의 해외 캐파(CAPA) 증설, 차세대 제품을 위한 보완 투자 등 고객사 수요와 연계해 전년 대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 동향 및 고객사 수요를 고려해 유연하게 투자를 실행하고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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