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를 찾는 여행자라면 설악산의 웅장함이나 해변의 낭만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 두 가지를 모두 한눈에 담으며, 속초의 속살까지 조용히 마주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속초시 청대로에 자리한 청대산. 높이 230m의 아담한 산이지만, 그 정상에 서면 속초의 바다와 산, 도시의 윤곽까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로컬 주민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사랑받던 산책 코스였지만, 최근 들어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는 ‘속초의 조용한 명소’다.

청대산은 해발 230m의 낮은 산이지만, 그 조망권은 웬만한 고봉 못지않다. 산 전체를 감싸는 소나무 숲에서 유래된 이름처럼, 등산로는 푸른 숲길로 이어지며 사계절 내내 걷기 좋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곳곳에는 벤치와 정자가 놓여 있어 잠시 멈춰 쉬어가기에도 좋다. 전체 왕복 시간은 약 1시간 30분 내외. 큰 체력 소모 없이 속초를 가장 조용하게 마주할 수 있는 힐링 코스다.
걷는 내내 바람 사이로 스며드는 나뭇잎 소리, 발밑의 흙길, 그리고 중간 중간 모습을 드러내는 속초의 파란 풍경은 청대산을 단순한 ‘산’ 그 이상으로 만든다.

청대산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이며 속초의 모든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해 바다와 설악산 대청봉, 달마봉, 울산바위, 그리고 도시 한가운데 청초호와 엑스포타워까지.
특히 맑은 날엔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는 일출 장면이 장관을 이룬다. 일출 시각에 맞춰 오르면 해가 속초를 붉게 물들이는 순간을 조용히 마주할 수 있다.
산림욕장도 함께 조성되어 있어, 간단한 운동이나 명상에도 최적의 공간.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마음까지 정돈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청대산은 청초호 수변공원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산책 루트로도 사랑받는다. 청초호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긴 뒤, 바로 이어지는 청대산 등산로로 발걸음을 옮기면, 도심과 자연을 모두 품은 속초 여행이 완성된다.
이 코스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자에게도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다. 경사가 완만하고 흙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 편하며, 중간에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정자와 벤치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소풍처럼 간단한 간식과 물, 작은 돗자리를 챙겨 가면 숲속 작은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딱이다. 특히 봄과 여름에는 야생화가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들어, 걷는 길이 자연스럽게 계절의 풍경으로 물든다.

속초에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핫플레이스가 있지만, 때로는 모든 일정을 빠르게 소화하느라 여행 자체가 지칠 때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청대산 같은 공간이다.
이곳은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 언제든 문이 열려 있으며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접근성까지 뛰어나다. 아침에 일찍 찾으면 상쾌한 공기와 함께 사람 없는 고요한 숲길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속초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속도를 늦춰야 할 타이밍에’, 청대산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쉼표 같은 장소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