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의 정신을 이어간다, 랜드로버 디펜더 출시 75주년 기념 한정판 공개
1948년 시리즈 1을 시작으로 지금의 디펜더에 이르기까지 오프로드의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어온 랜드로버가 디펜더 75주년을 맞아 특별한 모델을 선보인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랜드로버 디펜더 출시 75주년 기념 한정판 모델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019년 공개된 2세대 디펜더를 기반으로 하는 한정판 모델은 역사 속 디펜더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랜드로버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았다. 초기 모델을 연상시키는 그래스미어 그린 색상을 입혔고, 후면에는 테일게이트 손잡이 아래에 75주년 그래픽과 세레스 실버 범퍼로 특별함을 더했다.
기본 구성도 오프로드에 최적화되어 뛰어난 주파성을 자랑한다. D7x 아키텍처의 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는 29,000Nm/°의 우수한 비틀림 강성으로 기존 프레임 방식 대비 3배나 더 견고한데 이는 랜드로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이를 기반으로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유로 NCAP) 테스트에서 만점인 별 5개를 획득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디펜더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프로드를 잘 달리기 위해, 그리고 탑승자의 편안함을 위해 다양한 기능과 장비를 갖췄다. 인텔리전트 사륜 구동 시스템(iAWD)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과 트윈 스피드 트랜스퍼 박스 등과 조합을 이뤘다. 이 중 에어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에서 지상고를 75mm 높일 수 있고, 극한의 조건에선 추가로 70mm를 더 높일 수 있어 최대 145mm의 지상고 추가 확보로 험지 주파성을 높인다. 이렇게 차체가 높지만 하차 시 안전벨트를 풀면 에어 서스펜션이 온로드 상태보다 50mm 낮춰주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차에서 내릴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노면 형태에 최적화된 주행 성능을 제공하는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이 제공되어 날씨와 환경에서도 일관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강이나 하천도 최대 900mm 깊이까지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은 오프로드뿐 아니라 온로드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여주도록 초당 최대 500회까지 차체 움직임을 감지, 이를 기반으로 즉각적으로 세팅을 변경해 민첩한 핸들링과 우수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6기통 인제니움 디젤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해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66.3kg‧m의 성능으로 제로백(0-100km/h) 가속을 단 7초만에 만들어낸다. 주행 편의를 위해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어 단 두 번의 터치만으로 전체 기능의 90%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조작성이 직관적이며, 주변 환경에 맞춰 차량의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조절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되어 일상에서의 사용 편의를 강화했다. 또한 탑승객들의 건강을 위해 실내 공기 정화 플러스는 나노이(nanoe) X 기술과 함께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물론이고 알러지 물질, 병원균, 악취 등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며, CO2 감지 시스템과 PM2.5 공기 필터 기능으로 최상의 공기질을 유지한다. 랜드로버 디펜더 출시 75주년 기념 한정판은 국내 단 75대만 판매된다. 가격은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를 포함, 1억 3,457만 원이다.
일반 세단이나 SUV에 비해 작은 시장이지만, 그럼에도 디펜더가 이렇게 긴 명맥을 이어올 수 있는 건 누구나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진 모험심때문이 아닐까. 오프로드 마니아라면, 그리고 랜드로버의 도전 정신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디펜더 출시 75주년 한정판이 자신의 일상에,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모델이 되어주지 않을까.
지금이야 ‘랜드로버’하면 오프로드 SUV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초창기 랜드로버는 오프로드 픽업트럭에 가까운 형태였다. 특히 농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1948년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시리즈 I’은 창업자인 윌크스 형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성공을 확신했다. 여기에 1949년 영국군에서 랜드로버를 대량 주문하면서 판매량을 더욱 끌어올렸고, 한국전쟁을 비롯한 여러 전장에서 활약을 펼친 덕분에 랜드로버의 명성은 더욱 치솟았다.
높은 명성 덕분에 1953년 영국 왕실의 공식 차량으로 납품되기도 했고, 다음해에는 적십자사에 차량을 인도하며 지금까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시리즈 I은 1958년까지 무려 20만 대가 생산되며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1955년에는 옥스포드와 캠브리지의 대학생 6명이 시리즈 I 스테이션 웨건을 타고 런던을 출발, 18개국을 달려 싱가포르까지 무려 14,000마일(약 84,000km)에 달하는 대장정으로 내구성을 입증하며 인기가 날로 높아져 갔다.
1958년에는 라운드 숄더와 측면의 깊은 사이드 실을 특징으로 하는 시리즈 II가 공개됐다. 이를 기반으로 ‘시리즈 II A’, 1,524kg의 높은 적재량을 특징으로 하는 헤비듀티 모델 ‘시리즈 II A 포워드 컨트롤’을 선보였으며 오프로드 주파성을 높이기 위해 궤도를 장착한 ‘시리즈 II B 포워드 컨트롤’도 제작됐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 시리즈 II는 여러 용도에 맞도록 개조되어 이동식 영화관, 장갑차, 농약 살포기, 구급차, 소방차 등으로 사용됐으며, ‘포레스트 로버’는 거대한 트랙터 타이어가 장착되어 나무 줄기를 타고 오를수도 있었다고.
1971년 시리즈 III가 출시됐다. 플라스틱 그릴, 전폭 대시보드, 옵션인 외부 공기 히터 등의 특징을 가진 모델로, 1985년까지 출시됐는데 전 세계적인 오일 쇼크 등 악조건 속에서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1976년에는 100만 번째 랜드로버 차량이 생산되었다. 다음해에는 센터 디퍼렌셜 락으로 상시 사륜구동이 가능한 모델이 등장했다. 파워트레인은 3,528cc V8 엔진이 탑재됐는데, 이 때부터 인셋 노즈가 사라지고 긴 보닛과 플러시 프런트가 최초로 적용되어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1983년 시리즈 III 모델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휠베이스는 기존 109인치에서 110인치로 늘어났으며, 코일 스프링 서스펜션을 도입해 오프로드 성능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온로드에선 더욱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실현했다. 또한 바퀴가 더 넓어져 핸들링이 개선됐고, 휠을 덮는 플레어 아치가 적용됐다. 다음해에는 4기통 엔진의 ‘나인티’모델이 출시됐으며, 1985년에는 134마력으로 성능을 끌어올린 V8 모델이 출시됐다. 설립 40주년인 1988년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모델 40종을 계획했는데, 이 중 군 상륙용인 ‘플로팅 나인티’가 실제로 출시되기도 했다.
1990년 드디어 ‘시리즈’ 대신 ‘디펜더’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존 나인티는 디펜더 90으로, 원-텐은 디펜더 110으로 바뀌었다. 이는 영국군에 대한 경의를 담은 이름으로,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1993년에는 북미 시장에 V8 엔진을 얹은 디펜더 90 NAS가 출시됐다. 소프트톱에 다양한 컬러 옵션들이 캘리포니아 해변과 조화를 이뤘으며, 안티 롤 바를 통해 고성능 엔진에 걸맞은 컨트롤성을 제공했다.
2013년에는 랜드로버 65주년을 기념하는 LXV 스페셜 에디션이 강인한 이미지를 선보이는가 하면, 2015년 디펜더의 영국 생산을 마감하며 영국 레드워프 베이 해변에 오리지널 랜드로버를 1km의 폭으로 그리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3종의 새로운 한정판 디펜더를 출시하고, 시리즈 I을 재생산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 드디어 디펜더라는 이름으로 첫 번째 세대 교체를 맞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세대 디펜더는 2021년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여성이 뽑은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고, 유로 NCAP 테스트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안전성까지 입증했다. 그리고 지난해 디펜더 탄생 75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공개됐으며, 올해 국내에 선보임과 동시에 성인 8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3열 좌석을 갖추면서도 압도적인 전지형 주행성능을 보여줄 올 뉴 디펜더 130이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