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 3,800가구 아파트... "2029년 완공"

조회 512025. 3. 31.
서울 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 3,800가구 아파트... "2029년 완공"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설계공모 당선 조감도. SH 제공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인 구룡마을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한국사회의 빈부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혔던 구룡마을은 올 상반기 보상 절차를 마치는 대로 철거될 예정이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개포동 구룡마을 부지에 공원과 교육시설 등을 갖춘 3,800가구 규모의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설계공모 당선작을 31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SH가 설계공모를 실시했고, 이 중 외부환경 변화와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적응하고 진화하는 '자가면역 도시'를 콘셉트로 제시한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과 ㈜행림종합건축사무소 컨소시엄이 당선됐다. 당선된 업체는 공공주택의 기본 및 실시설계권을 받는다. 설계비는 약 154억 원이고, 설계 기간은 24개월이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서울올림픽 개최와 도시 정비 등을 이유로 시내 빈민촌 철거가 진행되면서 강제로 쫓겨난 주민들과 사회적 소외계층이 모여들어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낙후된 주거 환경으로 인해 여러 차례 화재나 홍수 피해를 입어 재정비 문제가 대두됐으며, 2012년 8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개발방식에 대한 의견차로 사업에 난항을 겪었고, 이후 2016년 도시개발구역 재지정, 사업시행자 선정 등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5월 용적률 상향(제2종→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골자로 한 개발계획 변경안이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가구수가 2,838가구에서 3,520가구(임대주택 1,107가구 포함)로 확대됐다. 시는 이번 공모 당선작의 새로운 토지이용계획을 바탕으로 주택공급 규모를 3,800여 가구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중 600가구 이상은 신혼부부 대상 저출생 대응을 위한 '미리내집'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새 주거단지에는 공원과 녹지, 의료·연구 및 교육시설이 도입될 예정이다. 초등학교와 근린공원 및 소공원, 각종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토지 등 소유자들에 대한 협의보상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보상비는 약 1조 원에 달한다. 현재 거주 세대 총 1,107가구 중 736가구(66.5%)가 선이주를 완료했으며, 미이주 세대 371가구를 대상으로 이주를 독려 중이다. 다만, 더 이상 갈 곳 없는 주민들이 현실적인 보상과 대책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는 생활이 어려운 거주민들의 주거 안정성 확보를 위해 2023년 5월부터 임대보증금 전액 면제, 임대료 감면율 확대를 시행 중이다. 보상 절차가 끝나면 올 하반기에는 빈집부터 부분 철거를 시작해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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