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고령화 등 사회적 요구 미충족"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 현판 /사진 제공=보험연구원

보험사들이 신회계제도(IFRS17) 시행 이후 상품 포트폴리오가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집중되며 단기적인 수익성과 자본 효율 개선에는 이바지했지만, 고령화 진전에 따른 사회적 역할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최원 수석연구원은 11일 '2024년 생명보험산업 주요 현황 및 이슈' 리포트를 내고 이같이 진단했다.

생명보험업계는 수익성 및 건전성 제고를 목적으로 미래 수익 창출원으로 거론되는 보험계약마진(CSM)이 높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했다. 그러나 CSM은 계리적 가정 변화에 취약하고, 금리 하락 시 신계약 CSM 배수가 감소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황 위원은 "배수 하락 시 신계약 CSM 창출을 바탕으로 한 CSM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보장성보험 중심의 경영전략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후소득 보장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증가하고 있지만 연금 및 저축성 상품이 축소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현재 생보업권에서 연금 상품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장기소득 보장 기능이 약화한 상황이다. 연금 및 저축성 상품은 CSM 배수가 낮아 판매 대비 CSM 창출 효과가 낮아 보험사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최 위원은 "상품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라 지난해 수입보험료 113조원 중 보장성보험이 가장 큰 비중(49%)을 차지했다"며 "다음으로 저축성보험(25%), 퇴직연금(15%), 변액보험(11%) 순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보장성보험의 집중은 신규 판매에서 더욱 두드러졌다"며 "지난해 종목별 신규 판매 비중은 보장성보험(60%), 퇴직연금(22%), 저축성보험(14%), 변액보험(4%) 순"이라고 부연했다.

연구원들은 보장성보험으로의 집중은 경영전략의 지속성뿐만 아니라 산업의 노후소득 보장기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신규 판매 비중이 보장성보험에 쏠림현상이 가속화된 것을 두고 보험모집시장의 구조적 요인에 문제가 있음을 짚었다.

황 위원은 "제판분리의 확산과 모집조직의 대형화로 보험대리점(GA)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한편, 디지털 전환 지체 등으로 비대면에서의 판매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보장성보험은 소비자 니즈 발굴이 필요하고 상품구조가 복잡해 고객과의 양방향 소통이 필요해 신규 판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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