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에 격화되는 與 내홍…“조직 플레이” vs “과한 기강 잡기”

변문우 기자 2024. 10. 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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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공격 사주'를 언론에 요청했다는 의혹이 여권을 휩쓸고 있다.

진보계열 유튜브 채널인 《서울의소리》가 지난 1일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은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당대표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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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전임 용산 참모 녹취록 논란 일파만파
韓 지도부, ‘진상조사’ 착수…친윤계는 ‘개인 일탈’이라며 확대해석 경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전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공격 사주'를 언론에 요청했다는 의혹이 여권을 휩쓸고 있다. 당내에선 계파 간 신경전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친윤(親윤석열)계는 "선임행정관 개인의 일탈"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반면, 친한(親한동훈)계에선 "조직적 플레이"라며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보계열 유튜브 채널인 《서울의소리》가 지난 1일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은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당대표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는 '조직적 플레이'에 무게를 두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일단 한동훈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며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전 행정관에 대한 진상조사에도 착수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2일 언론 공지를 통해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 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들을 통해 진상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한계 핵심 인사들도 논란 키우기에 돌입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부패와 공작 정치, 좌우를 뛰어넘는 정언유착의 실상"이라며 "지난 경선 때 한동훈을 죽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좌파 매체까지 동원됐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한동훈 공작을 지시한 김대남의 배후는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완용은 나라를 팔아먹었는데 김대남 씨는 진영을 팔아먹었다"며 "진영을 팔아먹은 행위가 '단독 범행'이었는지, '조직 플레이'였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선임행정관이 단독으로 하기에는 정황상 어렵다고 본다"고 추측했다.

반면 친윤계에선 김 전 선임행정관의 발언이 "개인의 일탈"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친윤계 인사는 시사저널에 "김 전 선임행정관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해 한동훈 대표에게 악의적 감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자의 발언을 대통령실이나 배후 세력이 있을 것이라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한 대표가 이번 건을 고리로 과도하게 '기강 잡기'에 나섰다며 불쾌함을 토로하는 반응도 나왔다. 다른 친윤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전 선임행정관과 김 여사는 일면식도 없을 건데, 굳이 배후 세력이 있다고 가정하면서 색출하려는 것은 '기강 잡기' 의도로 비친다"며 "결국 이 같은 스탠스로 간다면 당정을 공멸하게 만드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 선임행정관과 연관된 당내 인사들은 철저히 선 긋기에 나선 모습이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팬클럽에서 활동하다 2022년 대선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인 7·23 전당대회에서는 나경원 의원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녹취 내용과 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전혀 아는 바도, 들은 바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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