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며느리 표정이 굳은 이유

손자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할머니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 가끔 학교 앞에 나가 손주 얼굴을 보고 간식을 사주는 일이었다. 아들 부부가 맞벌이라 자신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어느 날 평소처럼 손주를 기다리던 할머니는 자신을 발견한 며느리의 굳은 표정을 보고 당황했다.

1. 처음에는 며느리도 고맙다고 했다

아들 부부가 늦는 날이면 할머니가 손주를 데리고 집에 왔다. 간식을 챙겨주고 숙제도 봐주니 며느리는 "어머니 덕분에 살아요."라며 고마워했다.

할머니도 손주를 볼 수 있으니 좋았다. 그렇게 한두 번 부탁받던 일이 점점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2. 어느 순간 부탁받지 않은 날에도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제가 일찍 갈게요."라고 며느리가 말한 날에도 할머니는 손주가 보고 싶어 학교 앞으로 향했다. 손주에게 간식을 사주고 학원에 데려다주기도 했다.

할머니에게는 사랑이었지만 며느리 입장에서는 자신이 정해놓은 아이의 일정과 약속이 자신도 모르게 바뀌는 일이 반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3. 며느리가 굳은 표정으로 처음 속마음을 말했다

어느 날 며느리가 일찍 퇴근해 학교 앞으로 갔다. 그런데 이미 시어머니가 손주의 손을 잡고 나오고 있었다. 며느리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어머니, 정말 감사한데요. 제가 부탁드리지 않은 날에는 학교에 안 오셨으면 좋겠어요." 할머니는 순간 서운했다. '내 손주 보러 오는 것도 허락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며느리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어머니가 싫어서가 아니에요. 제가 아이 엄마인데 어느 순간 아이 일정도 제가 모르는 일이 생기니까… 제가 엄마 자리를 빼앗기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그제야 할머니는 깨달았다. 자신에게는 손주를 사랑해서 한 행동이었지만 며느리에게는 부모로서 세워놓은 경계를 허락 없이 넘어오는 행동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여러 가족의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사연이다. 조부모가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도, 부모가 자신의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도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손주는 내 자식의 자식이지만 양육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아이의 부모라는 사실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가족일수록 "내가 해줄까?"라고 먼저 물어보는 작은 한마디가 서로의 서운함을 막아주는 가장 좋은 배려가 될 수 있다.

Copyright © 성장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