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퀄컴, '반도체 한파' 속 어떻게 매출 30% 늘렸나

퀄컴의 시스템 반도체 '스냅드래곤 G3x' 홍보 영상 중 일부.(사진=퀄컴 홈페이지)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칩 강자 퀄컴의 한국법인 한국퀄컴은 매출을 약 30% 끌어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퀄컴은 한국에 세 개의 법인을 두고 있다. 퀄컴의 한국법인은 △한국퀄컴 △퀄컴CDMA테크놀로지코리아 △퀄컴코리아 RFEE 등이다. 한국퀄컴은 한국에서의 전반적인 영업·마케팅·홍보 등을 총괄한다.

회사는 회계연도 2022년(2021년 10월~2022년 9월) 기준 매출은 604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2%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26.2% 늘었다. 모바일 칩 관련 영업 및 마케팅을 펼치는 퀄컴CDMA테크놀로지코리아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1387억원, 350억원으로 각각 14.5%, 15.1% 증가했다.

양사의 실적이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속에서도 모바일 칩과 같은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여전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가 대표적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연산을 하며 두뇌 역할을 한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급이 계단식으로 증가해 주기적인 공급과잉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이다.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공급과잉에 빠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특히 스마트폰·PC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이 발달하면서 TV·냉장고·에어컨 등 주요 가전과 자율주행차까지 시스템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가 더 다양하다.

한국퀄컴과 퀄컴CDMA테크놀로지코리아는 주로 모바일 칩 스냅드래곤을 한국 시장에 판매하며 마케팅을 펴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퀄컴 본사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2년 8월 출시한 폴더블(화면을 접었다 펼칠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4·폴드4에 모바일 칩 '스냅드래곤 8+(플러스) 1세대'를 독점 공급했다. 갤럭시Z 플립4·폴드4 시리즈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퀄컴 본사의 휴대전화 사업부문은 3분기에 66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면서 향후 퀄컴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은 이미 스마트폰이 충분히 공급된 상황에서 기기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조사들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의 시장도 노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덜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고물가를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며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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