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셋 중 둘 “결혼 의향 있다”…남성 73%, 여성 56%

저출산고령사회위 ‘저출생 인식’ 설문조사 결과

25∼49살 미혼 국민 3명 중 2명 꼴로 결혼할 의사가 있다는 정부 설문 결과가 나왔다. 결혼 의향이 있다는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8월31일∼9월7일 전국 25∼49살 2592명에게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 설문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를 보면 ‘결혼 의향’을 묻는 말에 응답자의 65.4%가 ‘결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결혼 계획이 있다’(4.0%), ‘결혼을 지금 하고 싶다’(11.0%), ‘언젠가 하고 싶다’(50.4%)는 응답을 합한 숫자다.

성별로는 남성의 72.9%, 여성 55.7%가 결혼 의사가 있었다. 연령별로는 30∼39살(68.1%), 25∼29살(67.7%), 40∼49살(57.4%) 순으로 이런 응답이 많았다.

자녀가 없는 응답자(미혼·기혼 포함) 중 ‘아이 낳을 생각이 있다’는 사람은 37.7%에 그쳤다. 이 항목에서도 아이를 갖기를 원하는 남성 비중(44.5%)이 여성(29.0%)보다 높았다. 무자녀 응답자의 26.9%는 ‘생각(고민) 중이다’라고 했고, 24.8%는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는 사람 중 아이를 더 가질 생각이 있다는 사람은 9.3%뿐이었다. 자녀가 1명인 응답자의 14.8%, 2자녀 응답자 6.0%, 3자녀 이상 응답자 3.0%가 아이를 더 낳겠다고 했다.

남성의 결혼·출산 의향이 여성을 웃도는 건 가사·양육 등의 부담이 여성에게 치우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혼 이후 ‘경력 단절’ 위험 역시 여성이 가정을 꾸리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최영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노동시장에 성별 임금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여성이 결혼을 고려할 여유가 적다. 결혼 후에는 여성이 가사노동 등을 훨씬 많이 부담하면서 일·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결혼 이후에도 여성이 노동시장에 안정적으로 참여하고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할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남성이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양쪽 모두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아빠 할당제’ 등을 검토할 만하다”고 제언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